[Family/교육] 전래놀이 하다 보면…사회성 쑥~창의력 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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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래놀이를 하면서 아이들은 자연스레 사회성과 창의력을 키울 수 있다. 사진은 '새끼치기 술래잡기'를 하는 초등학생들.[놀이연구회 놂 제공]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 땅따먹기, 얼음땡, 우리집에 왜 왔니…. 어릴 적 동네 골목에서 신나게 했던 전래놀이들. 컴퓨터 게임에 빠져 있는 요즘 아이들에겐 생소하기만 하다. 밖에서 뛰어노는 아이들 모습도, 예부터 전해 오던 놀이들도 점차 사라져간다. 하지만 우리의 전래놀이 속엔 컴퓨터나 비디오를 통해선 얻을 수 없는 지혜가 숨어있다는데. 전래놀이를 연구하는 교사들의 모임인 '놀이연구회 놂'의 도움을 받아 그 교육적 효과를 알아봤다.

◆ 우리 문화 익히기=전래놀이는 오랜 시간에 걸쳐 생활을 통해 전해져 내려왔다. 그 속엔 어머니.아버지 또는 할아버지.할머니 세대의 생활과 정신이 녹아 있다. 따라서 굳이 박물관이나 민속촌에 가지 않고도 전래놀이를 하면서 자연스레 옛 생활과 문화를 익힐 수 있다.

아이에게 "아빠 어렸을 땐 이렇게 지냈단다" 고 말로 설명하는 것보다는 예전에 했던 전래놀이를 가르치고 함께 놀아주자. 이것이 옛 생활모습을 이해시키는 데 효과적인 방법이다.

◆ 창의력 쑥쑥=전래놀이의 규칙은 아이들이 정하기 나름이다. 술래잡기는 원래 한 사람을 술래로 정한 후 다른 사람을 치면 술래가 바뀌는 놀이. 하지만 '얼음'을 외치고 가만히 있으면 술래가 죽일 수 없도록 규칙을 추가하면 '얼음땡'이 된다. 또 인원이 너무 많으면 술래를 2명으로 늘리기도 한다. 힘들게 고민하지 않아도 아이들은 상황에 따라 새 규칙들을 만들 수 있다. 이 과정에서 자연스레 창의력과 상상력을 키울 수 있다.

아이들은 재미 있게 놀기 위해 스스로 만들어낸 놀이 규칙을 지킨다. 이런 경험을 통해 사회의 규칙을 자발적으로 지키는 준법성도 길러갈 수 있다.

◆ 더불어 사는 법 배우기="너 금 밟았으니까 죽었어." "아냐, 나 안 밟았어."

전래놀이는 규칙이 느슨하다 보니 이런 다툼이 자주 일어나곤 한다. 이럴 때 놀이를 계속하려면 주변 아이들이 중재에 나서야 한다. "이번 한번은 안 밟은 걸로 하고 계속 놀자" 또는 "그냥 다음 차례로 넘어가자"고 싸우는 아이들을 설득해 타협을 유도한다. 이 과정에서 아이들은 타인의 감정을 이해하고 자기 생각을 전달하는 법을 터득한다. 외동이거나 형제가 하나뿐인 요즘 아이들에겐 좋은 기회다.

남을 배려하는 마음도 익힐 수 있다. '깍두기'가 그 대표적인 예. 전래놀이에서는 어린 동생이나 잘 못하는 아이들도 '깍두기'란 이름으로 함께 어울려 놀 수 있다.

한애란 기자

*** 학년에 맞는 전래놀이

◆ 초등학교 1,2학년

# 개뼈다귀

① 놀이를 위한 그림을 그린다.<그림 참조>

② 가위바위보로 공격패와 수비패를 정한다. 공격패는 한쪽 원안에 들어가 있는다.

③ 양쪽 원을 한번 왕복하면 1회로 하고 통과 횟수를 몇으로 할 것인가를 정한다. (보통 3회 정도로 한다.)

④ 서로 밀거나 당겨 자기 편 땅 안으로 들어오게 하면 죽일 수 있다.

⑤ 공격패 중 한 명이라도 정해진 횟수(3회)를 통과하면 모두 살아나서 다시 공격을 한다.

⑥ 수비패는 그림 바깥 쪽 어디서나 공격패를 밖으로 끌어내면 죽일 수 있으며 모두 죽으면 공격과 수비가 바뀐다.

# 우물고누

① 고누판을 그린다.<그림1 참조>

② 그림 2와 같이 교차점에 말을 놓는다.<그림2 참조>

③ 선을 따라 한 칸씩 말을 움직일 수 있다.

④ 선이 없는 1과 4 사이(우물이 있는 곳)는 건너갈 수 없다.

⑤ 맨 처음 시작할 때는 1과 4는 움직일 수 없고, 2와 3을 움직여야 한다. 이 말들이 먼저 움직이면 길이 막혀 더 이상 놀이를 할 수 없기 때문이다.

⑥ 두 사람이 번갈아 말을 움직이다가 상대방의 말을 한쪽에 몰아놓고 길을 막아버리면 이긴다. 그림3은 흑의 승리, 그림4는 백의 승리다.

◆ 초등학교 3,4학년

# 달팽이집

① 인원수에 맞게 소용돌이 모양의 선을 긋는다.<그림 참조>

② 편을 갈라 이긴 편과 진 편을 나누어, 이긴 편은 바깥쪽에 진을 만들고, 진 편은 안쪽에 진을 만들어 상대의 진을 향해 선다.

③ 자기 진에 다같이 한 줄로 서 있다가, '시작'과 동시에 각 진의 맨 앞에 있는 아이가 이 진의 출발선에서 출발한다.

④ 달려가다가 상대편을 만나면 가위바위보를 한다.

⑤ 이긴 사람은 계속하여 달리고, 진 편에서는 맨 앞에 있던 사람이 재빨리 진에서 나와 달려가 상대편과 만나서 가위바위보를 한다.

⑥ 상대편 진으로 계속 뛰어가서 상대편 담 안에 먼저 도착하면 이긴다.

⑦ 승부가 나면 진을 바꾸어 놀이를 계속한다.

# 칠교

① 가로.세로 10㎝ 정도 되는 얇은 나무판이나 두꺼운 종이, 색종이 등으로 그림과 같이 칠교판을 만든다. <그림 참조>

② 어느 편이 먼저 할 것인가를 정한다.

③ 먼저 하는 편은 상대편이 지정하는 모양을 만든다.

④ 시간을 정하거나 숫자를 세 그 안에 맞추어야 점수를 딴다. (반드시 일곱 가지 조각을 다 써야 하며, 더 쓰거나 덜 써서 만들면 안 된다.)

⑤ 만들지 못하면 문제를 낸 쪽에서 만들어 보여야 한다. ⑥ 번갈아 만들면서 점수를 많이 얻는 편이 이긴다.

◆ 초등학교 5,6학년

# 망줍기(팔방)

① 각자 납작한 돌을 하나 준비한다.

② 망줍기(팔방) 그림을 그린다.<그림 참조>

③ 가위바위보로 순서를 정한다.

④ 출발선에 서서 1번 칸에 돌을 던진다. 외발로 2칸, 3칸을 뛰고 4, 5칸은 다리를 벌려 동시에 밟고 6칸은 외발, 7, 8칸은 다리를 벌려 밟고 돌아서서 다시 밟으면서 돌아오다 2번 칸에서 아까 던졌던 돌을 집어들고 나온다. (돌아오면서 돌을 집는 때는 돌이 있는 바로 전 칸이나 옆 칸에서 한다) ⑤ 2칸, 3칸… 차례로 돌을 던져 넣고 같은 방법으로 계속한다.

⑥ 돌이 제 칸에 들어가지 않거나 발이 선에 닿으면 죽고 다음 사람이 한다. 돌이 들어 있는 칸을 밟아도 죽는다.

⑦ 8칸까지 모두 통과한 사람이 이긴다.

# ㄹ자놀이

① 두 패로 나누고 양편집 안마당을 정한다.<그림 참조>

② 동시에 양쪽 안마당에 들어간다.

③ 수비, 공격을 나누고 놀이를 시작한다.

④ 공격하는 사람들은 안대문→쉼터→바깥대문을 거쳐 바깥마당으로 나와서 상대편의 바깥대문→쉼터→안대문을 지나 만세통을 향해 돌진한다.

⑤ 이 때 수비하는 사람들은 문을 지나는 상대편을 밀거나 당겨서 금을 벗어나게 해서 죽인다.

⑥ 안마당에서는 밖으로 내보내 죽일 수 있다.

⑦ 금을 2번 이상 밟거나, 금 밖으로 밀리거나, 반칙을 하면 죽는다.

⑧ 바깥마당에서는 싸울 수 없다.

⑨ 상대편 안마당에 쳐들어가 먼저 만세통을 찍으면 그 편이 이긴다.

<도움말=놀이연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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