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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과 어깨동무 … 사회적 기업, 요즘 신바람 납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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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 기업(social enterprise)은 이윤을 추구하는 일반 기업과 달리 취약 계층에게 일자리 혹은 서비스를 제공해 사회적 목적을 실현하는 기업이나 조직을 뜻한다. 그동안 시민단체가 주도적으로 사회적 기업을 만들어 나갔으나 최근에는 대기업 참여가 늘고 있다. 고용노동부의 사회적 기업 홈페이지(www.socialenterprise.go.kr)에 따르면 현재 국내 10대 그룹 중 사회적 기업을 직접 설립해 운영하고 있는 곳은 현대자동차·SK·포스코 등 3개 그룹이다.

현대차그룹은 지난달 경기도와 함께 장애인 보조·재활기구를 전문적으로 생산·판매하는 사회적 기업인 ‘이지무브’를 창립했다. 개소식에 참석한 김문수 경기도지사(왼쪽)와 윤여철 현대차 부회장(뒷줄 가운데)이 장애인용 컴퓨터 자판입력 보조장치의 시연을 지켜보고 있다. [현대자동차 제공]

◆장애인 이동권 돕는 현대차=현대차그룹은 지난달 경기도와 함께 장애인 보조·재활기구를 전문적으로 생산·판매하는 ‘이지무브’를 창립했다. 상·하차 보조기, 이동·보행 보조기 등 다양한 장애인 보조·재활기구를 생산하고 있다. 현대차는 3년간 29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국내는 물론 해외 수출에도 힘써 2012년 연간 180억원 이상의 매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2012년까지 200명 이상을 고용하고, 이 가운데 장애인 등 고용 취약계층을 80명 이상 고용할 예정이다. 국내 장애인 보조기구 산업의 최대 취약점인 애프터서비스 부문을 강화할 예정이다.

오도영 이지무브 대표는 “그동안 수입에 의존해 온 보조기구를 국산화해 장애인과 노인들의 이동권 보장에 기여할 것”이라며 “영업이익의 3분의 2 이상을 사회적 목적에 사용하고, 고용 확대 등을 통해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기업으로 역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윤여철 현대차 부회장은 “기업과 지방자치단체가 ‘복지와 경제의 융합적 동반 성장’과 ‘취약계층의 고용 창출’이라는 공익적 사업목표에 뜻을 함께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행복한 학교 운영하는 SK=SK그룹은 2005년부터 사회적 기업 육성을 통한 일자리 만들기를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현재까지 서울·부산에 ‘행복한 학교’ 두 곳을 직접 설립했다. 향후 사회적 기업을 올 연말까지 총 6개, 내년에는 총 18개로 늘릴 계획이다. 직접 설립한 곳 이외에도 ‘행복 도시락 센터’와 ‘해피 카 스쿨’ 등 59개의 사회적 기업을 지원하고 있다.

SK그룹이 설립한 ‘행복한 학교’의 맞춤형 방과 후 교육이 인기를 끌고 있다. 사진은 서울 강서구 공항동 송정초등학교에서 학생들에게 축구를 가르치고 있는 모습. [SK그룹 제공]

행복한 학교는 아이들의 방과 후 활동을 책임지고, 여성의 사회 활동을 지원하고, 일자리를 창출하는 일석삼조의 효과를 내는 방과 후 학교 프로그램이다. 초등학교 학생이나 맞벌이 가정의 학생 등을 위해 방과 후 교육은 물론 보육과 체험 활동까지 지원하고 있다. 그래서 학부모의 사교육비 부담을 완화하고, 공교육 내실화에 도움이 되고 있다.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행복 천사’로 위촉돼 일일 명예교사와 홍보대사로 활동하고 있다. 정명훈 서울시립교향악단 예술감독, 『먼 나라 이웃 나라』의 저자인 이원복 덕성여대 교수, 이은결 마술사 등 사회 저명인사들이 참여하고 있다.

SK사회적기업사업단장을 맡고 있는 신헌철 SK에너지 부회장은 “행복한 학교가 공익성과 경쟁력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취약 계층 고용하는 포스코=포스코는 포항에서 장애인표준사업장인 포스위드와 친환경 스틸하우스 건축회사인 포스코에코하우징, 광양에서 후판공장 외주협력업체인 포스플레이트, 인천에서 건물관리회사인 송도SE 등 총 4개의 사회적 기업을 운영하고 있다. 현재 480명이 근무하고 있는데 2012년까지 240명을 추가로 채용할 계획이다.

포스코에코하우징은 지난달 포항 죽천리 연료전지공장 부지에서 문을 열었다. 포스에코하우징은 기존 사회적 기업에서 한 단계 더 발전한 새로운 모델로 주목받고 있다. 포스코의 본업인 철강업과 연계된 건설·제조 분야에서 사회적 기업 활동을 벌이기 때문이다. 포스에코하우징은 올해 취약계층 50명을 고용하고, 2012년에는 최대 150명까지 고용을 확대할 계획이다. 창출된 이윤의 3분의 2 이상을 사회적 목적을 위해 사용할 방침이다.

포스코의 사회적 기업들은 다른 사회적 기업의 자립기반을 확충하기 위해 이들 제품의 ‘착한 구매’에도 나섰다. 송도SE는 인천의 사회적 기업인 ‘도농직거래상생사업단’ 등으로부터 직원들의 아침·점심 식사에 사용되는 쌀과 밑반찬 등 연간 2400만원 상당을 구매할 예정이다.

강병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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