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목우촌 양두진 대표 “품질도, 회사 체질도 1년 새 확 바꿨어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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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1면

소·돼지·닭·오리고기 육가공 브랜드인 ‘농협목우촌’이 지난 1년 새 확 바뀌었다. 품질을 높이는 데 집중한 덕분이다. 영업 인력을 강화하고 성과제를 도입하는 등 회사 체질도 바꿨다. 결국 올 초 만년 적자에서 탈출했다. 지난해 2월 사장으로 취임해 변화를 주도한 양두진(57·사진) 대표가 그 주인공이다. 양 대표는 “품질로 승부하는 대신 제값을 받는다는 원칙을 갖고 운영한다”고 말했다.

그가 취임 후 가장 중점을 둔 것은 ‘품질 관리’다. 그는 “농가 현장 점검을 강화해 오랫동안 거래해온 농가라도 품질 기준에 미치지 못할 경우 계약을 끊었다”며 “소시지 원료도 냉동육 대신 냉장육을 쓰도록 바꿨다”고 말했다. 품질에 비해 저평가돼 있다고 판단해 가격은 올렸다.

위기 관리에도 신경 썼다. 올 6월에는 닭고기 업체인 마니커와 협약을 맺고 자체 종계장을 확보했다. 닭고기의 생산부터 유통까지 전 과정을 관리하게 된 것이다. 그는 “품질을 안정적으로 관리하면서 수급 불안을 해소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회사 체질을 바꾸기 위해 과감한 수술도 시도했다. 관리직의 50%를 영업 인력으로 바꿔 현장에서 뛰게 한 것이다. 연공서열에 따라 평가·보상하던 호봉제는 성과제로 바꿨다. 그는 “기본급을 최소로 줄이는 대신 성과를 낸 직원에게는 충분히 보상해 주도록 했다”며 “내부 반발도 있었지만 변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해 밀어붙였다”고 말했다.

그 결과 회사는 지난해 4500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수년째 적자 상황에서 탈출했다. 향후에는 현재 목우촌이 운영하는 치킨 프랜차이즈 ‘또래오래’, 쇠고기 전문점 ‘웰빙마을’ 등 외식 사업을 공격적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그는 “올 하반기엔 한식덮밥·오리고기 전문점도 론칭한다” 고 말했다.

추석을 앞두고 새로운 명절 선물세트도 선보였다. 1만원대부터 60만원짜리 고급 수제햄 세트까지 상품군을 다양화했다. 그는 “‘농협 브랜드답지 않게 변했다’는 소리를 많이 들었다”며 “여기서 멈추지 않고 계속 변화를 시도해 2015년까지 매출 1조원을 달성하겠다”고 말했다.

김기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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