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여자골퍼 '집단 무기력증? '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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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4면

LPGA 투어에서 '한류'가 사라졌다. 올 시즌 개막 이후 8개 대회를 마치도록 한국 여자골프선수들의 우승 소식은 들리지 않는다. LPGA 전 경기 출전권을 가진 한국여자골프 선수가 지난해 18명에서 26명으로 늘었지만 지난해 같은 기간에 메이저대회를 포함해 2승을 거두며 맹위를 떨쳤던 것과는 딴판이다.

9일(한국시간) 미국 버지니아주 윌리엄스버그의 킹스밀 리조트에서 끝난 미켈롭 울트라 오픈에서도 한국 선수들은 이렇다 할 활약을 펼치지 못했다. 박희정(CJ)이 합계 1언더파로 공동 6위, 김미현(KTF)과 안시현(엘로드)이 1오버파 공동 8위에 올라 3명이 '톱10'에 입상한 것으로 만족해야 했다.

박지은(나이키골프)은 2오버파로 아니카 소렌스탐(스웨덴)과 함께 공동 12위를 했고, 박세리(CJ)는 2라운드 합계 12오버파의 충격적인 스코어로 탈락했다. 우승은 합계 8언더파를 기록한 크리스티 커(미국)가 차지했다.

올해 한국 선수들이 거둔 최고 성적은 3위였다. 소렌스탐의 독주가 계속되는 가운데 한희원(휠라코리아).안시현.강수연(삼성전자) 등이 한차례씩 기록했다. 그러나 1위와의 격차가 컸다. 8개 대회가 지나도록 최종 라운드에서 우승 경쟁을 벌인 선수는 단 한 명도 없다. 그래서 일부에서는 '집단 무기력증'이란 말도 나온다.

여자골퍼들의 부진은 상금 랭킹 순위 추락으로도 나타난다. 올 시즌 상금 랭킹 10위 이내에 든 선수가 한 명도 없다. 한희원이 14위로 한국 선수 가운데 가장 높은 순위를 차지했고 김미현이 19위, 박지은은 20위다. 지난해 신인왕을 차지했던 안시현은 21위, 박세리(사진)는 90위까지 떨어졌다. 지난해 같은 기간 박지은(2위).김미현(7위).한희원(8위) 등 3명이 10위 안에 들었던 것과는 대조적이다.

정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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