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특목고 입시부터 외국어·경시성적 암시만 해도 감점처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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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올해 서울지역 외고와 국제고·과학고 등 특목고 입시부터는 공인 외국어시험(토익·토플·텝스 등)이나 각종 경시대회 성적을 직접 언급하거나 살짝 내비치기만 해도 감점을 받게 된다. 또 지역교육청 영재교육원이나 영재학급 대상자 선발방식도 현행 심층면접에서 교사 추천으로 바뀐다.

곽노현 서울시교육감은 14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특목고 진학용 선행학습 추방대책’을 발표했다. 선행학습을 유도하는 부작용이 있는 공인 외국어시험이나 경시대회 성적을 특목고 입시에서 철저히 배제하겠다는 취지다. 곽 교육감은 서울지역 외고와 국제고 입시면접에 참여하는 입학사정관 3명 중 한 명은 시교육청에서 파견하고 있다”며 “이들을 통해 위반행위를 엄격히 감시하고 제재할 것”이라고 밝혔다.

과학고 입학생의 상당수가 배출되는 지역교육청 영재교육원과 영재학급 대상자의 선발방식도 바뀐다. 기존에는 과제 수행능력 평가나 심층면접 방식을 썼다. 하지만 올해부터는 교사들의 추천만으로 대상자를 뽑는다.

우선 담임과 동료 학생, 학부모가 영재성 검사 설문으로 각 학교 학생의 10%를 추린다. 이어 담임과 교과담당 교사로 구성된 학교영재교육관찰추천위원회가 3개월간 해당 학생들을 관찰해 3%를 골라 추천하면 지역교육청의 영재추천위원회가 심사를 거쳐 최종 선정하게 된다.

시교육청 정회태 과장은 “올해는 우선 70개 영재교육원과 81개 영재학급의 정원 16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하고 2013년까지 261개 교육원과 700개 학급의 1만3565명을 전부 이 방식으로 뽑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내년 5월에 실시되는 시교육청 주최 중학생 수학·과학경시대회의 출제 범위도 기존 중 3 전 과정에서 중3 5월까지의 과정만으로 제한된다. 응시 대상자도 중 1~3년생에서 3년생으로 한정한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대책의 실효성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초등생 학부모 구모(39·서울 서초구)씨는 “서류·면접 평가에서 선행학습 요소를 제외시키면 결국 자기주도 학습능력 입증이 더 중요해진다”며 “이를 위해 또 사교육을 받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외국어시험 성적이나 경시대회 성적 배제를 두고는 ‘역차별’이라는 반발도 있다. 중2 학부모 이모(40·서울 송파구)씨는 “외국에서 공부한 사실 등을 드러내는 것도 선행학습 암시로 간주해 감점을 주겠다는 발상은 공부를 열심히 한 학생을 오히려 차별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특목고 입시에서 너무 많은 제한을 두면 학교들이 제대로 변별력을 판단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이원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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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現] 서울시교육청 교육감(제18대)

1954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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