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우리말 바루기] 일본은 ‘야채’, 한국은 ‘채소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경제 19면

봄철 냉해와 태풍 곤파스, 잦은 비의 영향 등으로 채소값이 급등했다고 한다. 특히 수요가 많은 추석을 앞두고 채소 가격이 금값이라 부를 정도로 많이 올랐다고 한다.

‘채소’란 배추·상추·쑥갓 ·양파 등 밭에서 기르는 농작물이나 들에서 자라는 나물을 뜻한다. 이 채소를 어떤 이들은 ‘야채’라 부르기도 한다. ‘채소’와 ‘야채’는 어떤 차이가 있을까.

‘채소(菜蔬)’는 나물을 뜻하는 ‘채(菜)’와 ‘소(蔬)’가 결합한 한자어다. ‘야채(野菜)’는 들을 뜻하는 ‘야(野)’와 나물을 뜻하는 ‘채’가 합쳐진 말이다. 둘은 의미상 별반 차이가 없다.

‘채소’보다 ‘야채’가 많이 쓰이는데, 이는 ‘야(野)’자 때문에 ‘야채’가 더 구체성을 띠는 용어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야채’는 일본식 한자어다. 중국에서는 ‘소채’나 ‘채소’란 말을 사용하고, 우리나라에선 주로 ‘채소’로 써 왔다.

일본에서만 사용하는 독특한 한자어인 ‘야채(야사이·やさい)’가 우리나라에 들어와 슬며시 ‘채소’를 밀어내고 있다. 물론 ‘야채’가 일본식 용어인지 모르기 때문 이다.

오랫동안 써 온 ‘채소’란 말을 버리고 일본식 이름인 ‘야채’로 부를 이유가 없다. ‘채소’보다 ‘남새’ ‘푸성귀’ 등 순우리말로 쓰면 더욱 좋다.

배상복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