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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역사 기록해주는 사람 … 호텔 침대 품질 봐주는 사람 …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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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5면

미국에서 개발된 애완견용 ‘해피테일’ 맥주.

일상사가 복잡다양해지면 직업의 종류도 그에 따라 늘어나게 마련이다. 일상생활에서 소홀히 하는 것에 의외로 많은 일거리가 숨어 있다. 인간의 숨겨진 욕구를 일깨워 관련 서비스를 직업으로 만드는 일도 있다. 신생 직업답지 않게 짭짤한 소득을 보장하는 것도 많다.

미국에선 계보기록 전문가가 근래 각광을 받는다. 가족사를 연구해 제공한다. 미국직업인증위원회에 따르면 이들은 시간당 평균 25달러(3만원)를 번다. 3세대를 조사하는 데 보통 1000시간이 걸린다고 하니 할아버지 대에서 손자 대까지 가족사를 추적해 제대로 정리하면 2만5000달러(3000만원)을 벌 수 있다. 이 직업은 핵가족화로 혈연이 뿔뿔이 흩어지고, 때론 연락조차 되지 않는 미국민들의 가족사와 생활상과 관련이 깊다. 개인주의화 추세는 소외감과 고독함을 동반하게 마련이다. 가족의 역사를 통해 끈끈한 연대를 되찾고, 공동체의 소중함을 일깨우는 틈새직업인 셈이다.

영국에는 매일 다른 침대에서 자는 희한한 직업도 있다. 수면환경평가사가 그것이다. 2006년 영국의 한 호텔이 전국 호텔 체인의 2만5000여 개 침대 품질을 테스트하기 위해 이런 전문가들이 고용됐다. 침대 매트리스의 압력과 베개의 탄력성, 조명과 장식품, 방음 정도 등을 체크한다. 요즘은 이 직업이 유럽 전역으로 퍼지고 있다고 한다.

애완동물과 관련해 동물침술사·애견테라피스트·애견산책도우미 등이 새로 뜨는 신종 직업이다. 애완동물용 서비스 상품도 있다. 애완동물을 데리고 식사하는 카페, 애완동물용 무알코올 맥주 등이 그것이다. 춤으로 심리치료를 하는 댄스치료사, 바쁜 직장인의 집안 물품을 찾기 쉽게 정리정돈하는 주변환경정리사라는 직업도 있다.

김기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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