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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양념’이란 어떤 것인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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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금  천일염은 미네랄 함량 10~15%

한식은 양념이 발달했다. 해물이든 채소든 아무거나 냄비에 썰어 넣고 갖은 양념을 듬뿍 풀어 끓이면 맛있는 찌개가 되고 탕이 된다. 채소를 삶아 양념으로 무쳐내면 나물 반찬이 되고, 그마저도 없으면 맨밥에다 간장이나 고추장만 비벼 먹는다. [중앙포토]

우리가 일반적으로 먹는 소금은 미네랄의 보고인 천연소금에서 짠맛이 나는 염화나트륨만 분리한 정제염이다. 염화나트륨의 순도는 99.9% 이상으로 높다. 이는 정제염이 천일염보다 깨끗해서가 아니라 처음부터 공업용으로 개발됐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서해안 갯벌에서는 미네랄 함량 10~15%의 질 좋은 천일염이 만들어지고 있다. 문제는 환경오염으로 인한 중금속과 염전 바닥에 까는 타일·검은 비닐에서 나오는 환경호르몬이다. 이 물질이 걱정된다면 바닥에 황토를 깔고 생산하는 토판 천일염이 있다.

또 천일염을 고온에서 구워 불순물을 없앤 죽염도 좋다. 소금은 구울수록 알칼리화되고 항산화 작용이 강해진다. 소금의 짠맛을 대신하는 양념으로 함초를 쓸 수 있다. 해안이나 갯벌·염전 주변에서 자라는 식물로 칼슘과 마그네슘·칼륨·철·인 등 갖가지 미네랄이 풍부하다.

설탕  단맛, 꿀·조청·매실청으로 대체 가능

정제 설탕은 사탕수수에서 단맛을 내는 자당만 추출해 만든다. 얼핏 식이섬유와 효소·미네랄·비타민·아미노산 등의 생리활성 물질이 들어 있지 않다고 몸에 얼마나 나쁠까 싶다.

천연의 사탕수수 즙액을 먹으면 그 속의 식이섬유가 영양물질을 천천히 흡수하게 조절해 준다. 그러나 미네랄과 식이섬유가 제거된 정제 설탕은 지나치게 빨리 흡수되고 혈당을 순식간에 높여 췌장에서 인슐린이 과도하게 소모된다. 이 같은 대사가 반복되면 췌장에 과부하가 걸리면서 혈당조절 능력이 떨어지고, 결국 당뇨병과 심혈관질환·중풍·암이 생길 수 있다. 정제된 백설탕에 캐러멜 색소를 입힌 흑설탕도 다르지 않다. 설탕 대신 쓸 수 있는 감미료로는 꿀·조청·배즙·포도시럽·메이플시럽·매실청·구기자청 등이 있다.

식용유   정제 과정에서 영양물질 달아나

대부분의 가정에서 쓰는 식용유는 콩기름과 옥수수기름을 정제한 것이다. 이는 참깨와 들깨·올리브 등 원재료를 압착해 만든 기름과 만드는 방식이 크게 다르다. 콩을 압착하면 원료의 5~10%밖에 기름이 나오지 않는다. 그러나 콩을 화학유기용매인 헥산에 담그면 99%까지 지방이 추출된다. 이때 기름에 섞여 있는 헥산을 다시 분리하기 위해 여러 화학공정을 거쳐 순수한 기름을 얻어낸다. 이 정제 과정에서 건강에 유익한 영양물질이 제거되는 것은 물론이며 트랜스지방이 형성된다.

그렇다면 참기름은 모두 안전할까. 일반 식용유에 참기름 향을 첨가하거나, 참기름 색깔과 비슷한 옥배유를 섞은 게 대부분이다. 색이 너무 진한 참기름도 의심해야 한다. 너무 오래 볶으면 참깨 속의 불포화지방산이 트랜스지방으로 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식초  천연식초, 6개월의 숙성과정 필요

술을 발효해 만드는 데 3년 이상 발효시킨 약식초는 백약을 능가한다고 할 만큼 몸에 좋다. 식초 자체는 산성이지만 대사 과정을 거치는 동안 인체를 알칼리화시키는 힘이 있다. 또 세균의 세포막을 파괴해 음식이 부패하는 것을 막는다. 천연식초는 곡물이나 과일을 일차 발효시켜 술을 만들고, 그 술을 또 한 번 발효시켜야 완성 된다. 최소 6개월의 숙성 과정이 필요하나 우리가 흔히 먹는 양조식초는 알코올에다 초산균을 넣고 기계 속에서 하루이틀간 속성 발효시켜 만든 것이다. 더 큰 문제는 식초를 증류해 초산 성분 99%에 이르는 빙초산이다. 가격이 매우 싸기 때문에 많은 음식점에서 빙초산에 물을 희석해 신맛을 내는 양념으로 쓰고 있다.

몸에 좋은 천연조미료를 먹자

● 표고버섯가루 밑 기둥을 떼어내고 윗부분만 바짝 말려서 간다. 기둥은 모았다가 찌개나 장조림에 이용한다

● 멸치가루 내장을 빼고 손질해 깨끗이 말려서 간 다음 찌개·국·전골에 넣는다

● 다시마가루 마른행주로 닦아서 바짝 말려 분쇄한다. 모든 국물요리에 어울린다

● 홍합가루 마른 홍합을 젖은 거즈로 깨끗하게 닦은 후 분쇄기에 갈아 사용한다

● 새우가루 마른 보리새우를 체에 받쳐 흐르는 물에 씻은 다음 달군 팬에 볶아서 곱게 간

● 생강가루 생강을 믹서에 갈아 즙을 천으로 거르고 통풍이 잘 되는 곳에 말려 쓴다

● 흑미가루 찰흑미를 물에 불렸다가 통풍이 잘되는 곳에 말려 가루로 분쇄한다

● 들깨가루 들깨 껍질을 벗기고 속살만 갈면 미숫가루처럼 고운 미색이 난다

※참고=『양념은 약이다』, 박찬영 지음, 국일미디어


이주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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