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사람] '클린 국세인' 김기수 동대구세무서 조사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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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동대구세무서의 김기수(51.7급) 조사관은 동료들 사이에서 'K.K.S'로 불린다. 'Kim Korea Standard'의 약자다. 편법을 모르고 원칙을 중요시할 뿐만 아니라 자기 관리를 철저히 한다고 해서 붙여진 애칭이다.

그는 1일 국세청의 '2004년 클린 국세인'으로 선정됐다. 1만7000여명의 국세청 소속 공무원 중 가장 청렴해 다른 동료의 모범이 됐다는 것이다.

그는 1982년 9급 공무원으로 임용된 이래 '노른자위'라 불리는 법인업무를 13년간 맡았지만 유흥업소에 한번 가본 적이 없다. 대구의 한 섬유회사의 신용카드 위장가맹점 여부를 조사할 때 이 회사 대표가 향응을 제공하려 했지만 이를 거절한 뒤 철저하게 조사해 수사기관에 고발했다.

점심식사는 항상 구내식당에서 하고 공식적인 회식 이외에 오해받을 만한 자리는 피했다. 30분 미만의 짧은 외출이 필요한 경우에도 반드시 근무상황부에 외출 목적과 시간 등 세부 내용을 기술하고 결재를 얻은 후 용무를 봤다.

당직근무할 때는 사무실을 순찰하다가 책상 서랍 등이 잠겨있지 않으면 서류 등을 당직실로 옮겨놓을 정도로 보안에 철저했다. 83년 4월 신혼여행을 떠나면서도 법인세 신고서를 갖고 가서 일을 했다는 일화는 아직도 동료의 입에 오르내리고 있다.

그는 현재 전세 8000만원짜리 23평 아파트에서 살면서 출퇴근 때는 대중교통을 이용하고 있다. 그의 아내도 겨울 내내 외출복 하나로 생활할 정도로 검소하다.

김 조사관은 "공무원으로서의 초심을 잃지 않으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김창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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