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노련 복지기금 40억 날릴 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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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전국택시노동조합연맹(택시노련)이 지난해 초 서울 강남의 T빌딩 리모델링 사업에 투자한 근로자 복지기금 40억원을 떼일 위기에 처했다. 건물 리모델링 사업을 추진했던 건설업자 김모(59)씨가 총 사업비 240억원 중 택시노련이 투자한 40억원을 제외한 200억원을 건물을 담보로 은행 등에서 대출받은 데다 이 중 60억원 가까이 갚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김씨가 검찰에 구속되면서 미분양사태가 벌어지거나 분양대금 잔금 회수작업이 차질을 빚을 경우 시공사 측은 부도 위기에 몰릴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이 경우 택시노련은 선순위 채권자인 은행에 밀려 소유권 행사를 제대로 할 수 없게 된다고 한다. T빌딩 인근 부동산 관계자는 9일 "지난해 10월 분양이 시작돼 현재 60% 정도의 분양률을 보이고 있다"면서 "그러나 건설업자 김씨의 구속 등 돌발변수가 생겨 추가 분양이 지연되고 있다"고 말했다.

여기다 택시노련은 당초 건물 리모델링이 끝난 뒤 이 건물 한 개 층(50억원 상당)의 소유권을 넘겨받는 방식으로 투자금을 회수키로 했지만, 자체 확인 결과 소유권 이전 등기가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한편 40억원의 기금을 투자해 주는 대가로 건설업자 김씨에게서 5억원을 받은 혐의로 체포영장이 발부된 권오만(한국노총 사무총장)전 위원장은 곧 검찰에 자진 출두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임장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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