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품질 프리미엄 위스키로 승부할 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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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1면

“최근 5년간 한국의 싱글몰트 위스키 판매량은 매년 두 자릿수의 높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한국에서 앞으로 5년 동안 판매량을 두 배로 늘리는 게 목표입니다.”

세계 1위 싱글몰트 위스키 브랜드인 글렌피딕(Glenfiddich)과 발베니(The Balvenie) 등을 생산하는 윌리엄그랜트앤선즈(WilliamGrant&Sons)의 CEO 스텔라 데이비드(47·사진)는 3일 런던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한국 시장에 강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그는 “금융위기 등으로 한국에서 위스키 소비가 줄고 있는 상황에서 글렌피딕은 놀라운 성장을 하고 있다”며 “한국 싱글몰트 위스키 시장의 성장 잠재력을 아주 크게 보고 있다”고 말했다. 윌리엄그랜트앤선즈는 세계 싱글몰트 위스키 시장의 30%, 국내 싱글몰트 시장의 55%를 차지하고 있다.


주류회사에선 이례적으로 여성 CEO인 그는 지난 7월 한국을 방문해 한국의 음주 문화와 싱글몰트에 대한 시장 반응을 살펴봤다. 데이비드 CEO는 “폭탄주로 상징되던 한국의 음주 문화가 조금씩 바뀌고 있다고 들었다”며 “위스키 고유의 맛과 향을 즐기는 쪽으로 소비자의 기호가 변화하면 싱글몰트에 대한 선호도가 더 높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국에서 다양한 술을 맛보았는데 특히 막걸리는 아주 맛있었다”며 엄지를 치켜세웠다.

윌리엄그랜트앤선즈는 1886년 윌리엄 그랜트가 스코틀랜드 스페이사이드 지역에 증류소를 처음 만든 이후 현재까지 6대째 가족 경영을 하고 있다. 전문경영인인 스텔라 데이비드는 가족 경영의 장점으로 장기적 안목의 사업 구상, 일에 대한 높은 사명감, 철저한 품질 관리, 재정적 유연성, 빠른 의사 결정 등을 꼽았다. 지난 7월 세계에서 유일하게 한국에서만 500mL(기존 700mL) 크기의 글렌피딕을 출시한 것도 국내 소비층의 요구를 빨리 적극적으로 반영한 결과라고 소개했다. 글렌피딕과 발베니는 세계적 권위의 위스키 품평회 ‘2010 국제 주류 품평회(IWSC)’에서 부문별 최고 메달을 수상하기도 했다

그는 “이제 주류시장도 양극화 추세”라며 “어중간한 가격대의 제품보다는 비싸더라도 고품질의 프리미엄급으로 승부하겠다”고 밝혔다. 올해 초 한국에서 1병에 2700만원짜리 글렌피딕 50년산을 선보인 데 이어 11월께도 한정생산 50년산을 들여와 한국 소비자의 눈길을 사로잡을 계획이다.

런던=강현효 기자

◆싱글몰트 위스키=‘몰트 위스키’는 보리의 싹을 틔운 맥아로 만든 위스키를 가리킨다. ‘싱글몰트’는 한 증류소에서 만든 몰트 위스키만을 병에 담았다는 뜻. ‘블렌디드 위스키’는 몰트 위스키에 보리가 아닌 다른 곡물로 만든 ‘그레인 위스키’를 섞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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