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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체감경기 바닥 탈출 신호? 한은, 2463개 업체 조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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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2면

한국은행 조사에서 기업들의 체감경기가 미약하나마 호전될 조짐이 나타났다. 특히 2월 경기상황이 더 나아질 것으로 전망하는 기업이 늘고 있다.

그러나 삼성경제연구소는 경기의 본격적인 회복은 내년 상반기에나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국은행은 2463개 기업을 대상으로 2005년 1월 기업경기를 조사한 결과 1월의 경기 상황에 대한 제조업 업황 실사지수(BSI)는 74로 지난해 12월의 71보다 3포인트 상승했다고 31일 밝혔다. 이는 지난해 6월(78) 이후 7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1월 업황 BSI는 대기업(12월 83→86)과 중소기업(65→68), 수출기업(68→74)과 내수기업(72→74) 모두 높아졌다. 또 2월의 업황 전망 BSI는 73으로 지난달 조사된 1월 업황 전망치 69보다 4포인트 높아졌다.

BSI가 100을 초과하면 경기가 나아질 것으로 보는 업체가 그렇지 않은 업체보다 많다는 의미다. 한은 BSI가 여전히 100을 밑돌아 아직 경기를 나쁘게 보는 기업이 더 많지만 그 숫자가 줄어들고 있는 것이다.

1월 중 매출증가율 BSI는 86으로 전달보다 2포인트 높아졌으며 2월 전망 BSI 역시 83에서 84로 소폭 올라갔다. 최근 신용카드 이용액과 백화점 매출이 늘어날 조짐을 보이면서 기업들도 미약하나마 체감경기 회복세를 느끼기 시작한 것으로 해석된다.

그러나 가동률 BSI는 88에서 87로 하락했으며 제품 재고 수준 BSI는 전월과 같은 110을 나타내 재고 부담을 느끼는 기업들이 여전히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내수기업의 채산성 BSI는 76에서 80으로 개선된 데 비해 수출기업은 전월과 같은 70을 나타내 환율하락이 수출채산성 악화 요인이 되고 있음을 보여줬다.

한편 정구현 삼성경제연구소장은 "본격적인 경기회복은 올해가 아니라 2006년 상반기에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 소장은 이날 산업기술재단과 공학한림원 공동주최로 열린 최고경영자(CEO)포럼에서 "이 같은 전망은 내년 2분기 무렵 세계 정보기술(IT) 경기의 사이클이 상승세로 반전되면서 수출이 회복세를 타고 소비회복 시점 역시 명목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이 55%로 낮아지는 내년 2분기가 될 것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올해 경제와 관련, "달러화 약세가 점진적으로 이뤄지면 국내 경제성장률이 3% 내외를 기록할 것"이라며 "그러나 달러가 급락세를 지속하면 성장률이 2%대에 머물고, 상승세로 반전할 경우엔 3.7% 가량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정 소장은 "올해 주요 변수는 국제유가와 중국 경제의 연착륙 여부, 원-달러 환율, 가계신용 회복 등이며 정치와 노사관계가 안정된다면 투자심리는 올 하반기에 회복될 것"이라고 밝혔다.

김동호.김필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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