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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오기도 전에 ‘가을의 전설’ 작전 짜는 SK·삼성· 두산·롯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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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포스트시즌 진출을 사실상 확정한 SK·삼성·두산·롯데 등 프로야구 4강 팀들이 본격적인 가을야구 준비에 돌입했다.

치열했던 1위 싸움은 3일 현재 17경기를 남긴 SK가 삼성과 승차를 3.5경기 차로 벌리면서 SK의 승리로 기우는 모양새다. 일찌감치 3위를 확정한 두산은 가장 발 빠르게 포스트시즌을 준비 중이다. KIA를 6.5경기 차로 따돌린 4위 롯데도 사실상 4위를 확정하고 시선을 포스트 시즌으로 돌리고 있다.

◆두산과 롯데, 1년 만의 재대결?=2년 연속 준플레이오프에서 만나게 되는 두산과 롯데다. 롯데는 무엇보다 부상선수들의 복귀가 관심사다. 왼쪽 손등 골절상으로 엔트리에서 빠졌던 홍성흔은 아직 돌아오지 못했다. KIA 윤석민의 투구에 머리를 맞아 뇌진탕 증세를 보였던 주장 조성환의 선수단 합류가 그나마 불행 중 다행이다. 이대호의 타격 컨디션이 좋다고는 하지만 그 앞뒤 타선이 허전하다. 홍성흔, 조성환이 얼마나 빨리 컨디션을 회복하느냐가 과제다.

제리 로이스터 롯데 감독은 “올해도 지난해처럼 포스트시즌 직전에 선발투수를 모두 공개할 것”이라며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전력 노출을 꺼리는 국내 감독들과 정반대 선택이다. 그가 내밀 비장의 카드는 신예 이재곤과 김수완이다. 이들은 올 시즌 두산전 스페셜리스트였다. 둘은 두산을 상대로 패전 없이 2승씩을 거뒀고 두산전 평균자책점도 2.08(이재곤)과 1.59(김수완)로 좋았다.

두산은 뒷문 단속에 나섰다. 김경문 두산 감독은 올 시즌 선발로 활용했던 임태훈을 불펜으로 돌렸다. 임태훈은 1일 잠실 SK전 7회에 등판, 1과 3분의 1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았다. 김 감독은 “포스트시즌에는 불펜에 무리가 올 수 있다. 임태훈을 불펜으로 쓰기 위한 적응 차원에서 내보냈다”고 설명했다. 선발은 히메네스와 김선우로 어떻게든 해본다는 생각이다. 타선에서는 올 시즌 3할대 초반의 타율로 이름값에 못 미친 김현수의 부활이 급하다.

◆SK·삼성이 믿는 구석은=SK는 선발 김광현과 카도쿠라에게 기대를 걸고 있다. 하지만 한국시리즈를 두 선수만으로 치를 수는 없는 법. 두 선발투수가 나오지 않는 경기에서는 한 템포 빠른 투수 교체로 승부를 건다는 게 김성근 SK 감독은 복안이다. 고효준·정우람·송은범으로 이어지는 불펜이 얼마나 해주느냐가 승리의 관건이다. 후반기 들어 잠시 주춤했던 타선이 제자리를 찾고 있는 점은 다행이다. 정상호·나주환·박재상 등 부상선수들도 속속 1군에 돌아와 출전을 준비 중이다.

삼성은 왼손 선발듀오와 필승 불펜조를 앞세웠다. 안지만·권혁·정현욱으로 이어지는 불펜진은 국내 최강이다. 이번 시즌 5회까지 리드한 경기에서는 한번도 역전패를 허용하지 않을 정도로 믿음직스럽다. 차우찬과 장원삼은 삼성의 좌완투수 갈증을 완전히 해소시켰다. 큰 경기에서 한몫 해줄 수 있는 베테랑 양준혁도 대타로 대기 중이다.

오명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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