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수능, 상위권 변별력 확보가 관건될 듯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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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18일 치러지는 올해(2011학년도) 수능시험을 두 달여 앞둔 2일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주관한 전국 모의 수능에서 다섯 문제 중 세 문제는 EBS 교재에서 출제됐다.

EBS 교재에 나온 지문이나 그래프가 그대로 활용됐고, 일부는 숫자만 바뀌어 출제됐다. 입시 전문가들은 “EBS 교재를 중심으로 수능을 준비하되 상위권은 어려운 문제에 대비해야 고득점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이날 시험에는 전국 고3 학생과 재수생 등 70만7500여 명이 응시했다.

전국 고3 학생과 재수생 등 70만7500명이 응시한 201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모의평가가 2일 치러졌다. [연합뉴스]

김성열 한국교육과정평가원장은 “언어·수리·외국어·탐구(사회·과학) 영역 문제의 60%가 EBS 교재와 연계됐다”며 “정부의 사교육비 경감 정책에 따라 EBS 교재와의 연계를 강화했다”고 밝혔다. 지난 6월 첫 모의 수능의 EBS 연계율은 50%였다. 평가원은 올해 출간된 고3 EBS 교재 중 평가원이 감수한 교재 59권을 참고했다고 밝혔다.

언어영역에서는 EBS 교재에 나온 시·소설과 비문학 지문들이 다수 출제됐다. 김소월의 시 ‘길’과 이신의의 고전시 ‘단가육장’, 최인훈의 희곡 ‘어디서 무엇이 되어 다시 만나랴’는 EBS에 나온 본문이 거의 그대로 활용됐다. 비문학도 지문이나 문제 유형이 EBS와 비슷한 경우가 많았다. 입시 전문가들은 “지문은 EBS 교재에 수록됐더라도 문제 유형이 변형된 문제들은 변별력이 있다”고 분석했다.

수리영역은 가·나형의 EBS 연계율이 각각 62.5%, 63.3%로 높았지만 난이도는 6월 모의 수능보다 높다는 분석이 많았다. 오종운 이투스청솔 평가이사는 “쉬운 문제는 EBS 교재와 연계됐지만, 가·나형 모두 세 문제씩은 EBS와 직접 연계되지 않아 학생들이 어려워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외국어영역도 EBS 교재가 60%가량 연계됐다. EBS 교재에서 제시문의 요지를 물었던 문제가 제시문의 빈칸을 채우는 문제로 살짝 바뀌었다.

평가원은 실제 수능에서 EBS 연계율을 70%까지 높일 방침이다. 김 평가원장도 “최상위권 학생들 사이에선 올해 수능 변별력이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박승렬 홍익대부속여고 교사는 “EBS 교재의 응용력을 키우면 연계되지 않은 30% 문제도 대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반면 일부 교육 전문가들은 “변별력이 약해지면 상위권 학생들이 피해를 볼 수도 있고, EBS 연계만 강조하면 공교육이 부실해 진다”고 지적했다.

한편 태풍 곤파스의 영향으로 서울·경기·인천·충남 지역 고교 76곳에서는 시험을 늦게 시작했고 서울·경기 4개 학교는 시험을 3일로 미뤘다.

박수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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