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변 속출 세계농구선수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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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2면

남자농구의 ‘디펜딩 세계챔피언’ 스페인이 연일 체면을 구기고 있다.

스페인은 1일(한국시간) 터키 이즈미르에서 열린 2010 국제농구연맹(FIBA) 세계선수권 대회 조별리그 D조 3차전에서 리투아니아에 73-76으로 역전패했다. 조별리그 첫 경기에서 프랑스에 진 데 이어 조별리그에서만 2패(1승)를 당하는 수모를 겪었다.

2006년 일본 세계선수권대회 우승팀인 스페인은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서 은메달을 따냈고, 지난해 유럽농구선수권대회에서 우승했다. 그런데 이번 대회에서는 ‘디펜딩 챔프’의 위용이 온데간데없다.

스페인은 3쿼터까지 64-53으로 앞서고도 4쿼터에 집중력이 떨어져 무너졌다. 스페인이 4쿼터 중반까지 무득점에 그친 사이에 리투아니아의 리나스 클레이자(17점·8리바운드)와 조나스 마시울리스(13점)가 공격을 주도했다. 스페인은 4쿼터에만 실책 7개를 저질러 자멸했다. 스페인으로서는 파우 가솔(LA 레이커스)과 호세 칼데론(토론토) 등 미국프로농구(NBA) 스타들이 리그에 전념하기 위해 이번 대회에 불참한 게 아쉽다. 특히 세계 최고의 센터로 꼽히는 가솔은 스페인의 구심점 노릇을 하는 스타라 공백이 더 크다.

이번 대회에서는 각 조 6개 팀 중 4위까지 16강에 오른다. D조에서는 프랑스와 리투아니아가 3승을 거둔 가운데 스페인·레바논·뉴질랜드가 나란히 1승2패를 기록 중이다. 스페인은 남은 경기에서 레바논과 캐나다를 무조건 잡아야 안심하고 16강에 오를 수 있는 처지다.

스페인이 고전하는 사이에 개최국 터키는 돌풍을 이어가고 있다. 터키는 1일 앙카라에서 열린 C조 3차전에서 그리스를 76-65로 꺾고 3연승을 달렸다. C조의 유일한 무패 팀이다. 터키는 홈 관중의 열렬한 응원을 등에 업고 지난 대회 준우승팀이자 라이벌인 그리스를 눌렀다. NBA 밀워키에서 활약 중인 에르산 일리야소바가 26득점으로 맹활약했다. 터키는 대회 전부터 NBA 댈러스 소속의 롤랜도 블랙먼을 코치로 고용해 철저하게 준비한 효과를 보고 있다. 한편 C조의 푸에르토리코는 중국을 84-76으로 눌렀고, D조의 뉴질랜드는 레바논을 108-76으로 격파했다.

이은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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