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려라 공부] 오답노트 활용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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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까지 앞으로 남은 기간은 2개월여. 지나친 욕심 때문에 섣불리 새로운 것에 손을 댔다간 오히려 낭패를 볼 수 있다. 지금까지 공부했던 내용을 정리하고 자신의 것으로 만들어야 하는 시기다. 가장 좋은 방법은 오답노트 활용이다. 그러나 틀린 문제를 오려 붙이고, 일일이 해답을 옮겨 적기에는 남은 기간이 너무 짧다. 9월 모의고사 이후 그동안 공부하면서 어렵게 느껴왔던 문제들만 골라 자신만의 오답노트를 만들어 활용하는 게 중요하다.

박윤민(19·서울대 경영학과 1)씨는 “오답노트로 자투리 시간을 100% 활용했다”고 말했다. 9월 평가원 모의고사를 치른 뒤 3월 모의고사부터 틀려왔던 문제를 분석한 그는 “틀리는 문제 유형과 단원이 정해져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3월에 틀렸던 단원과 유형을 9월 모의고사에서도 똑같이 틀린 것.

이후 박씨는 취약 영역이었던 수리 오답노트부터 만들었다. 그동안 틀려왔던 문제를 분석하며 함수의 상등과 행렬, 파푸스의 정리 등 자주 틀리는 공식과 풀이방법을 정리했다. “계산이 너무 복잡해진다 싶으면 문제의 숨은 원리를 다시 생각하자” “타성에 젖어 풀면 안 된다” 등 문제풀이 시 유의점도 빼곡히 적어놓았다.

언어는 그동안 수능 기출문제집을 다시 보며 틀렸던 지문만 남겨두고 문제집을 찢었다. “보통 문제집 한 권이 250쪽 분량인데, 틀린 문제 찾아내기도 힘들어요. 틀렸던 문제와 지문만 남겨놓으면 집중적으로 취약 부분만 볼 수 있기 때문에 수능 전 공부시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 대신 남겨놓은 문제들은 1주일에 2~3차례씩 반드시 풀었다. 그는 “언어영역 문제를 틀리는 이유는 사고과정이 고착화돼 있기 때문”이라며 “왜 틀렸는지를 파악한 뒤 새로운 사고과정을 통해 문제를 여러 번 풀면서 특정 유형에 대한 자신만의 풀이방법을 개발하는 게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영어는 매일 2회차씩 모의고사 문제를 풀면서 뜻을 모르거나 헷갈리는 부분에 밑줄을 쳤다가 문제를 푼 뒤 단어와 숙어, 구절을 따로 정리하는 방식으로 오답노트를 만들었다. sensitive, sensual, sensible, sensory 등 비슷하지만 뜻이 다른 단어는 사전에서 뜻을 찾아 따로 정리했고, 문법은 그동안의 수능 기출문제에 나온 주요 문법과 모의고사를 풀며 틀렸던 문법사항을 뽑아내 오답노트에 옮겨 적었다.

단, 수학과 영어 오답노트는 들고 다니면서도 볼 수 있도록 B5 공책을 반으로 잘라 만들었다. 박씨는 “통학시간이나 화장실에 가는 시간에도 한 손에 들고 볼 수 있도록 일부러 작게 만들었다”며 “이 때문에 하루에도 2번씩은 오답노트를 보며 수학 공식이나 어렵게 느껴졌던 영어 단어를 나의 것으로 만들 수 있었다. 만드는 것보다 수능 때까지 반복 학습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최석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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