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서울 30분 생활권으로 압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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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화성시 동탄신도시에 5년째 살고 있는 임우수(46·회사원)씨. 그는 서울 강남의 회사 인근에 오피스텔을 얻어 생활하고 있다. 임씨가 가족과 떨어져 사는 것은 출·퇴근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그는 동탄신도시에서 한 동안 버스를 이용해 서울로 출·퇴근했다. 그러나 버스가 많지 않을뿐더러 돌고 돌아가는 버스, 수시로 정체되는 도로 때문에 출근하기 위해서는 버스 안에서 2시간30분 이상을 소비해야만 했다.

경기도와 서울을 오가며 출·퇴근하는 사람은 하루 150만명. 이 중 60만명 이상이 승용차를 이용한다. 나머지는 버스나 지하철 등 대중교통수단으로 이동한다. 그러나 수도권 주요 도시에서 서울까지의 평균 속도는 1998년 시속 41㎞에서 2006년 30㎞로 떨어졌다. 출·퇴근 시간대 경부고속도로나 국도 1호선 등의 주요 도로는 주차장을 방불케한다. 경기도는 매년 도로 개설을 위해 1조원 이상을 쏟아부고 있다. 그러나 올해 주요 도로의 평일 평균 차량주행 속도는 시속 47.8㎞로 지난해보다 0.3㎞ 떨어졌다. 여기에다 전철이나 지하철은 역간 거리가 짧고 노선의 골곡이 심해 통행 시간을 줄이기 어렵다. 기존 도로나 철도로 수도권의 교통대란을 해결하기에는 한계에 도달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수도권에 새로운 개념의 빠른 교통수단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오는 근거다. 경기도는 지하 광역급행철도(일명 GTX) 건설을 대안으로 내세운다. 계획대로 되면 동탄신도시에서 서울 강남까지 18분만에 주파할 수 있다.

경기도는 지난해 4월 ▶고양 킨텍스~동탄신도시(74.8㎞·수서~동탄 구간 28.5㎞는 KTX 노선 공용) ▶의정부~군포 금정(49.3㎞) ▶청량리~인천 송도(49.9㎞) 등 3개 노선에 총연장 174㎞(KTX 공용구간 제외 시 145.5㎞)의 건설 계획안을 국토해양부에 제안했다. 2012년 착공해 2017년 개통하는 것이 목표다. 전체 사업비는 14조원으로 민간자본 60%, 신도시개발금 20%, 정부와 지자체 예산 20%로 충당할 계획이다.

경기도는 GTX 3개 노선 건설이 완성되면 일산에서 서울 삼성동까지 22분이 걸리는 등 경기도 어느 지역에서라도 서울 도심까지 30분안에 도달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하루 이용자는 76만명, 하루 38만대의 승용차 통행이 감소해 교통혼잡비용을 연간 7000억원 줄일 것으로 기대한다. 수도권 교통난 해결과 함께 수도권 생활권을 확대, 집값 안정에 기여하는 것은 물론 서울·경기·인천을 하나로 묶는 수도권 광역화가 이뤄져 국가 경쟁력을 크게 향상시킬 것으로 내다봤다.

유길용 기자 (y2k753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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