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 Start] 시범마을 '복지 네트워크'가 움직인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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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6일 성남시 야탑동 We Start 성남시운영센터에서 열린 아동복지사업 후원금 전달식에서 이미선 분당제생병원 간호부장(右)이 양인권 성남시 부시장(左)과 함께 기증증서를 들고 있다.신인섭 기자

"우리 지역 어린이들이니 우리가 보살펴야죠."

12세 이하 가난한 아이들에게 공정한 교육 기회와 최소한의 건강.복지 수준을 보장해 주기 위해 지난해 8월 조성한 경기도 'We Start' 마을 세 곳이 활기를 띠고 있다. 지자체를 중심으로 지역 내 의료기관.사회복지관.교육기관.문화시설 등으로 구축한 복지 네트워크가 효과적으로 가동되고 있기 때문이다.

We Start 마을은 빈곤층 어린이들에게 보통 가정의 아이들과 비슷한 수준의 종합 복지 서비스를 제공하는 일종의 복지.건강 특구다. 하지만 지역 내 의료.복지.교육기관 등 복지 네트워크가 제대로 가동할지가 관심의 초점이었다.

◆ 후원금 및 의료 서비스=경기도 성남시 분당 제생병원 간호사 300명은 26일 150만원을 성남시 야탑동에 있는 We Start 운영센터에 전달했다. 분당제생병원 간호사들이 올 초부터 한 계좌에 5000원씩 모은 돈이다. 간호사들은 앞으로 매달 150만원씩 연간 1800만원을 모아 성남 We Start 마을 운영비로 후원한다. 이 병원 이미선 간호부장은 "봉사활동을 계획하던 중 같은 지역 어려운 어린이부터 돕자는 데 모두 동의해 We Start 운동에 참여하게 됐다"며 "모금 활동에만 그치지 않고 병원 행사에 어린이들을 초청하는 등 좋은 관계를 유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지난해 8월부터 '출근길 100원 넣기 운동'을 통해 We Start 운동에 동참해온 분당 서울대병원도 지금까지 531만원을 모았다. 분당 서울대병원 이은형씨는 "병원 직원과 환자, 보호자, 외래 일반 방문객 등이 대거 참여했다"고 말했다. 분당 서울대병원은 모은 돈을 We Start 운동본부에 전달할 예정이다. 지역 의료기관들의 의료 서비스 지원도 활발하다. 분당 서울대병원.메디피아의원(치과).분당구 보건소는 지난해 12월 13일부터 24일까지 성남 We Start 마을 어린이 112명에게 무료 건강검진을 실시, 55명에게 충치 치료를 해주고 59명에게 B형 간염 예방 접종을 해줬다. 분당 서울대병원은 종양이 발견된 어린이에게 무료 수술까지 해주었다. 분당구 보건소는 응급치료를 위한 구급함 125개를 마을에 기증했다.

안산 We Start 마을도 3월께 지역 의사회의 협조를 받아 We Start 마을 어린이는 물론 외국인 근로자 자녀 등 300명에게 무료 건강검진을 할 예정이다. 지역 내 의료 인프라가 열악한 군포 We Start 마을은 경기도가 지원한다.

◆ 교육 등 기타 복지 서비스=지역 내 기관.단체들의 후원이 줄을 잇고 있다. 성남 We Start 마을에는 지난해 9월 중탑복지관이 영어회화 강사를 지원했다. 한국마사회 분당문화센터는 1000여만원을 들여 아동도서관을 설치해줄 예정이다. 또 삼성 에버랜드는 지난해 10월 24일 성남 We Start 마을 어린이 36명을 용인에버랜드에 초청해 하루를 즐길 수 있게 했고, 경원대 사회봉사단도 문구류 164점을 전달했다. 경기도 영어마을 안산캠프는 경기도 내 3개 We Start 마을 어린이 일부를 영어 체험학습에 참여할 수 있도록 했다.

◆ 민.관.산.학 네트워크=경기도 We Start 마을은 지자체.사회복지관.병원.보건소.학교.기업체 문화시설 등 지역 내 유관 기관이 유기적으로 연결돼 있다. We Start 마을 운영센터에는 공무원 4명이 파견 근무한다.

허남순 We Start 운영본부 위원장은 "We Start 마을의 복지 서비스가 일회성으로 끝나지 않기 위해서는 지역 내 복지 네트워크가 유기적으로 움직여야 한다" 며 "지역 구성원들의 관심과 동참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하지윤.최상연 기자<hjyun@joongang.co.kr>
사진=신인섭 기자 <shinis@joongang.co.kr>

*** 참가하려면 이렇게…

We Start 마을은 지역 내 각종 단체와 주민들의 자발적 참여를 통해 지역 내 저소득층 아동을 돌보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현재 경기도에는 시범마을이 세 곳 있고 마을마다 We Start 운영센터가 설치됐다. 참여하고 싶은 사람이나 단체는 성남(031-729-4160), 안산(031-481-2207), 군포(031-390-0858) 혹은 We Start 운동본부 사무국(02-318-5003)으로 연락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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