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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 아인슈타인 타계 50주년 다시보는 '상대성이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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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올해는 세기의 물리학자 알베르트 아인슈타인(1879~1955)이 타계한지 50주년, 상대성이론 발표 100주년이 되는 해다. 상대성이론은 원자의 세계에서부터 우주팽창, 블랙홀의 존재 등을 설명할 수 있는 유일한 이론이다. 너무나 심오한 세계를 담고 있어 일반인이 완전히 이해하기란 극히 어렵다. 그 이론이 발표된 이후 100년 동안 얼마나 검증됐을까. 또 그 이론을 놓고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일까.

▶ 우주가 팽창한다는 사실을 입증한 허블 망원경.

▶ 태양과 같이 큰 중력을 가진 물체 주변의 시공간이 휜다. 개기일식 때 처음 입증.

▶ 중력은 빛의 속도로 전파. 태양이 사라지면 8분3초 뒤에 지구가 궤도를 이탈해 우주로 날아감.

▶ 시공간이 휘는 것을 설명하는 그림.

올해 초 토성의 위성 타이탄을 탐사했던 호이겐스의 모선인 카시니호와 아인슈타인은 어떤 관계가 있을까. 카시니호는 아인슈타인의 이론인, 거대한 중력을 가진 태양과 같은 물체 주변의 시공간이 휘어진다는 사실을 최첨단 기술로 입증했다.

2002년 여름 토성을 향해 가던 카시니호는 태양을 중간에 두고 지구와 정 반대편에 있었다. 카시니호는 지구를 향해 전파를 발사했다. 그 전파는 직선으로 지구에 도달하지 못하고 태양의 영향으로 엄청나게 휘어진 공간을 따라 지구로 와야 했다. 이 때문에 직선으로 오는 시간보다 더 많은 시간이 걸렸다. 이때 과학자들은 100만분의 20 오차로 아인슈타인의 예측이 맞아떨어지는 것을 확인했다.

아인슈타인의 이론은 1919년 해가 완전히 가려지는 개기일식 때 처음 검증됐다. 영국의 두 관측팀이 브라질 해안과 서아프리카로 가 개기일식 때 별빛이 휘어진 듯이 보인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아인슈타인의 이론이 맞다고 발표했다.

시공간이 극도로 휘어지는 곳은 블랙홀 주변이다. 블랙홀의 존재는 아인슈타인이 상대성이론으로 예언한 것이다. 블랙홀은 지름이 10㎞ 정도로 작다고 해도 태양의 질량만큼 된다. 그렇게 질량이 엄청나게 큰 물체 주변의 시공간은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휘어져 있다는 것이 상대성이론의 예측이다.

이 때문에 블랙홀 근처에 며칠 갔다오면 지구의 시간으로는 수백년이 흘러간 것이 된다. 지구 나이로 수백년을 살고 싶은 사람은 블랙홀 근처를 갔다오면 되는 셈이다.

경북대 천문대기과학과 박명구 교수는 "중력이 대단히 크면 시간과 공간이 함께 휘어지는 데 시간까지도 그 곡면을 돌아서 가야하기 때문에 중력이 태양의 수백만배인 블랙홀 주변에서는 시간이 더디게 흐른다"고 설명했다.

블랙홀은 표면이 없을 뿐만 아니라 엄청난 중력으로 모든 것을 빨아들이며, 빛까지도 못 빠져나오는 천체다. 블랙홀은 1990년대 이전까지만 해도 이론상으로만 존재했고, 그 이후 블랙홀이 별을 사냥할 때 내뿜는 X선 등을 관측하는 방법으로 블랙홀의 존재를 간접으로 알아내고 있다.

상대성이론은 우주를 비롯한 모든 공간이 변한다고 했다. 뉴턴이 절대 불변이라고 했던 것과는 완전히 반대된다. 상대성이론에 따르면 우주도 시간이 지나면서 팽창하거나 수축하거나 둘 중 하나였다. 이 이론을 이용해 우주의 팽창을 설명할 수 있게 됐다. 현재 우주가 급속도로 팽창하고 있다는 사실은 은하가 멀어지고 있다든가 하는 여러 관측 결과에 따라 정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중력은 빛의 속도로 움직인다는 것도 상대성이론에 의한 해석이다.

뉴턴은 중력이 순간적으로 전파된다고 했다. 뉴턴 이론대로라면 태양이 사라지는 그 순간 지구도 궤도를 이탈해 우주로 날아가 버릴 것이다. 그러나 상대성이론은 태양이 사라진 8분3초 뒤에 지구가 영향을 받게 된다는 것이다.

과학자들은 지금도 아인슈타인의 이론을 검증하는 연구를 하고 있다. 그중 하나가 중력파다.

중력파는 태양계 행성이나 항성들이 움직일 때 만들어내는 파동이다. 우주가 평온할 때는 중력파가 너무 미미해 감지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고, 초신성의 폭발 등 우주에 큰 변화가 있을 때 관측해보자는 연구다. 그러나 아직 성과는 없다.

◆ 상대성이론이란=시(時)공간과 그 속에 분포돼 있는 물질 간의 관계를 설명하는 것이다. 태양이나 지구 등 물질(천체)은 시공간을 휘게 하며, 빛 등이 휜 시공간을 따라간다. 그런 것이 우리에게는 중력으로 나타난다고 보고 있다. 상대성이론은 물질은 시공간이 어떻게 휠지를 말해주고, 시공간은 물질이 어떻게 움직일지를 알려준다는 것이 기본 개념이다.

박방주 과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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