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비용 ‘제로’ 주택 나왔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경제 07면

외부 에너지가 사실상 필요 없는 주택이 선보였다. 조명이나 냉·난방 등에 쓰이는 에너지를 모두 자체적으로 생산해 조달하는 것이다. 대우건설은 29일 경기도 화성시 동탄신도시 내 단독주택형 타운하우스인 푸르지오 하임의 한 가구(공급면적 189㎡형)를 외부 에너지가 거의 들지 않는 주택으로 지어 공개했다.

‘제너하임’이란 이름이 붙은 이 집에는 70가지의 친환경·신재생 에너지 기술이 적용됐다. 고성능창호·단열재·LED조명 등 고효율 기기를 사용해 에너지 사용량을 40% 줄였다. 나머지 60%는 태양광발전시스템·지열냉난방시스템 등 신재생 에너지기술을 통해 자체 충당된다.


일반적으로 제너하임과 크기가 비슷한 주택에 필요한 전력은 한 달에 700KWh인데 이 주택은 고효율가전 등으로 전력소비량을 230KWh 줄여 한 달에 470KWh만 있으면 된다. 태양광발전시스템 등으로 한 달에 생산할 수 있는 전력량이 624KW여서 결국 154KWh가 남는 셈이다. 남는 전력은 푸르지오 하임 단지의 공동 전력으로 쓰인다. 냉방은 지열냉·난방시스템으로 해결하고 난방과 온수는 지열냉·난방시스템, 태양열급탕시스템 등으로 모두 조달할 수 있다고 대우건설 측은 설명했다.

외부에서 끌어다 쓰는 에너지는 취사용 도시가스 정도다. 대우건설 이희성 주택상품설계팀장은 “취사도 전기로 해결할 수 있고 잉여 전기료로 도시가스 사용료를 댈 수 있기 때문에 사실상 외부 에너지가 필요 없는 셈”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당장 실용화하기는 어렵다. 신재생에너지 시스템 설치 등으로 공사비가 3.3㎡당 일반주택보다 50~60% 더 들기 때문이다.

대우건설 주택사업본부장 김주동 전무는 “기술 개발로 원가를 줄이면서 이런 주택시장이 커지면 건설비용이 크게 줄어들 것”이라며 “2020년께는 경제성이 좋아져 상용화가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대우건설은 10월부터 내년 말까지 고객들을 대상으로 ‘제너하임 1박2일 체험행사’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박일한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