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어택 2점' 배구판 지각변동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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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화재의 이형두(左)가 LG화재와의 시범경기에서 2점짜리 백어택 스파이크를 하고 있다. 앞선이 네트에서 3m 떨어진 여자부 어택라인이며, 뒷선이 3m50cm의 남자부 어택 라인이다. [용인=연합]

배구 2005 V-리그 시범경기에 화끈한 '팡팡쇼'가 연출되고 있다.

25일 용인 실내체육관에서 벌어진 시범경기 첫날. 초점은 단연 '2점짜리 백어택'이었다. 남자는 네트에서부터 3.5m 라인 뒤에서, 여자는 3m 라인 뒤에서 점프해 때리는 후위 스파이크 공격이 성공할 경우 단번에 2점을 주는 점수제. 경기에 박진감을 더하기 위해 한국배구연맹이 프로리그에 도입을 검토 중인 새 룰이다. 시범 적용을 거쳐 다음달 초에 최종 도입 여부를 결정한다.

화재보험 업계 라이벌인 남자부 삼성화재-LG화재전. 첫 세트 23-24로 뒤지던 삼성은 장병철의 백어택 한방으로 25-24로 경기를 뒤집었다. 이어 LG 이경수의 백어택 성공으로 26-25로 재역전. 다시 삼성이 백어택을 시도하려는 순간 심판이 LG의 터치네트 반칙을 선언했다. 2점을 내줄 수 있는 상황에서 오히려 반칙으로 1점만 내준 셈이 됐다. 두 팀이 이날 듀스 때부터 시도한 백어택 숫자는 10개가 넘었다. 경기는 삼성이 3-0으로 이겼다.

여자팀들은 세트 초반부터 백어택을 난사했다. 도로공사-흥국생명 전에서는 49개가 나왔다. 흥국생명이 33개를 시도해 9개(18점)를 성공시켰고, 도로공사는 16번 가운데 4개(8점)를 성공시켰다. 지난해 배구 V-투어 여자부 경기당 백어택 시도는 0.57개. 그에 비하면 '백어택 열풍'이라 할 만하다. 두 팀 경기는 도로공사가 3-2로 이겼다. 현대건설도 라이벌 KT&G에 3-2로 승리했다.

◆ 여 찬성, 남 반대=여자팀들은 백어택 2점제 도입에 긍정적이다. 김형실 KT&G 감독은 "찬스가 나는 대로 후위공격을 하도록 주문했지만 아직 세트플레이가 미숙해 예상보다 시도가 많지 않았다"며 "농구의 3점슛처럼 관중에게 흥미를 주고, 팀 간 전력 격차를 해소할 수 있다는 점에서 바람직하다"고 평했다.

그러나 남자팀 감독들에게선 반대 의견이 많이 나왔다. 국제 룰과 맞지 않는데다 선수 부상의 위험이 많다는 것이다. 신치용 삼성화재 감독은 "관중의 재미도 중요하지만 무리한 몸놀림으로 선수들의 어깨 부상이 우려된다"며 "국제 규정에 맞지 않는 룰에 선수들이 적응했다가 국제대회에서 낭패를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용인=신동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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