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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텍, 대입 7년 후 박사 취득하게 교육과정 확 바꾼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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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4면

POSTECH(옛 포항공대)이 내년 3월 입학하는 신입생들부터 7년 만에 박사학위를 딸 수 있는 교과과정을 운영한다. 현재 보통 9년(학사 4년+석사 2년+박사 3년) 걸리던 박사학위 과정을 2년 단축하는 과정을 전면 도입하는 것이다. 학부와 박사과정을 연계하는 새 교과과정을 통해 ‘25세 박사’를 배출하겠다는 계획이다. 4년제 학사과정 위주로 운영돼온 국내 대학 교육 체제에 변화의 바람이 불 전망이다.

POSTECH 백성기 총장은 26일 기자간담회에서 “내년부터 학부 2학년 때까지 기초·교양과목을 배운 뒤 학부 3학년 때부터 전공 지도교수를 선택해 박사과정으로 이어지는 새 교과과정을 운영한다”고 밝혔다. 그는 “석사과정을 생략하게 돼 박사과정 이수까지의 기간이 입학 후 7년으로 단축된다”며 “영재학교를 졸업하고 대학 과목을 먼저 이수한 학생은 6년 만에도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박사과정 대신 기업으로 진출하거나 창업하려는 학생을 위해선 재무관리 등 경영 강의를 더해 5년 만에 학위를 마치는 기술경영석사 과정을 마련했다. 다음 달 중순부터 원서를 접수하는 2011학년도 신입생부터 바뀐 과정을 적용받는다.

백 총장은 “미국 칼텍이나 프랑스 에콜폴리테크닉 등 해외 연구중심대학이 박사학위 위주의 교육을 하는 것을 벤치마킹했다”고 소개했다. 그는 “노벨상에 도전할 과학기술 인재나 창의적인 벤처기업가를 육성하려면 현 체제로는 한계가 있으므로 입학 때부터 소수정예 교육을 실시해 글로벌 과학리더를 키워내겠다”고 말했다.

◆학부 3학년 때 진로 선택=새 교과과정에 따르면 신입생들은 2년 동안 ‘POSTECH 칼리지’라는 이름의 과정에서 수학·물리·화학 등 공통 기초과목과 열역학·양자역학 등 이공계 핵심 기초과목을 배운다.

전공만 깊게 파기보다 주변 이공계 학문의 기초를 익혀 연구 영역을 확장하도록 하기 위한 것이다. 학사과정에선 인문·사회·예술 교육도 강화된다. 인문사회 전임교수를 10명에서 20명으로 늘리고, 다양한 교과도 개발할 방침이다.

POSTECH 입학생들은 3학년 말께 세 가지 진로 중에서 하나를 택하게 된다. 그때까지는 배우는 내용에 별 차이가 없기 때문이다. 박사까지 계속 가려면 입학 5년째에 박사과정 자격시험을 치른다. 이 시험에서 떨어지는 학생에겐 전공 석사학위를 준다. 취업·창업을 염두에 둔 학생은 기술경영석사 과정을 고르면 된다. 4년 학사과정만 다니는 것도 물론 가능하다.

김성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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