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평대군 서첩 첫 미술품경매 등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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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평대군이 쓴 서첩이 국내 최초로 미술품 경매시장에 나온다.

전주 A옥션이 27일 서울 신세계백화점 본점에서 열리는 미술품경매에 안평대군(安平大君,1418~1453) 이용이 쓴 ‘재송엄상좌귀남서(再送嚴上座歸南序)’서첩(사진)을 출품한다. 서첩은 총 8쪽 비단에 반야심경의 내용 일부분을 옮겨 적었다. 안평대군이 엄상좌라는 스님의 불법에 대한 강연을 듣고 그와의 이별을 아쉬워하면서 쓴 작품으로 전해진다. 서체는 조맹부체로 활달하고 자연스러운 획이 담겨 있어 풍류를 즐기던 안평대군의 인품이 고스란히 반영되어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마지막 장에는 ‘경태원년(조선세종 32년. 1450년)칠월하순 낭간거사 안평대군 청지 씀(時景泰 統御紀元 秋七月下澣 낭(王+良)간(王+干)居士 安平大君 淸之 書)’라고 적혀 있다. 이 작품은 2002년 예술의 전당에서 열린 ‘한국서예사특별전-조선왕조어필전’에 출품, 전시된 적이 있다.

안평대군은 세종대왕의 셋째 아들로 글씨에 능해 당대에 서예가로 이름을 떨쳤다. 그가 쓴 서예작품 중 시중에 공개된 것은 3~4점에 불과하며, 대부분 탁본이나 목판본으로 전해지고 있다. 그는 안견이 그린 ‘몽유도원도’의 주인공으로도 널리 알려져 있다. 이 그림은 안평대군이 꿈에서 본 것을 그린 작품으로, 현재 일본 천리대 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다.

장대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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