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항 라운지] 좋은 자리는 …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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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미국의 경제전문지 월스트리트 저널은 비행기 이용이 잦은 비즈니스맨 독자들을 위해 쾌적비행 안내 지침을 실었다.

'이코노미클래스를 이용할 경우 가급적 뒷좌석 표를 끊어라. 통상 앞쪽보다 빈자리가 많아 옆자리를 트고 누울 수 있는 확률이 높다'.

비좁은 좌석이 다닥다닥 붙어 몸을 움직이기조차 어려운 이코노미클래스 이용자에겐 최상의 선택으로 들린다. 물론 좌석이 남을 경우다.

대부분 무릎을 잔뜩 오므린 채 불편한 자세로 여행할 수밖에 없다. 피가 제대로 돌지 않아 호흡곤란이 생기고 심하면 돌연사에 이르는 이코노미 증후군도 이래서 생긴다.

물론 돈이 있다면 자리가 널찍하고 좌석 간격도 충분한 퍼스트클래스나 비즈니스클래스를 이용하면 좋다. 하지만 이코노미클래스보다 2~3배나 비싸기 때문에 선뜻 이용하기 어렵다.

그렇다면 이코노미클래스에서 비교적 운신이 편한 자리는 어디일까.

월스트리트 저널은 이와 관련, 비상구 쪽 좌석이나 앞이 벽면인 좌석을 권했다.

비상구 쪽 좌석은 앞에 다른 좌석이 없어 다리를 쭉 펼 수 있다. 그러나 아무나 앉을 수 있는 건 아니다. 비상 사태가 발생할 경우 승객을 대피시켜야 하는 공간이기 때문에 아무나 앉히지 않는다. 항공사들은 특히 어린이를 동반한 승객이나 노약자에게는 웬만해서 이 자리를 주지 않는다. 평상시 좌석에 앉을 수 있는 순서는 항공사 직원(승무원 제외), 신체 건강한 남자, 여자 순이다.

벽면을 마주보는 자리도 앞좌석이 없고 화장실이 가까워 편안한 자리에 꼽힌다. 이 좌석은 유아를 동반한 승객에게 우선 배정된다.

그래서 대부분 항공기의 경우 이 자리엔 유아용 바구니를 걸 수 있는 장치가 달려 있다. 다만 벽면에 TV 스크린이 있는 경우가 많아 눈이 피곤할 수 있다. 하지만 수면안대를 하고 비행시간 동안 긴 잠을 잘 준비가 된 승객이라면 이코노미클래스 중 상석을 잡았다고 할 수 있다.

김기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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