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문화생활 갈증 야,겨울방학이다! 실컷 풀어보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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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고 만지고, 전시장은 어린이 세상=미술이 '맛있어지고', 화랑에 간 어린이들은 '왕자와 공주'가 된다. 주눅 들어 조심조심 그림 구경에 나서던 건 옛일이다. 생활 속에서 즐겁게 미술을 만나도록 꾸민 전시회들이 아이들을 불러모은다.

매혹적인 프랑스 애니메이션에서 제목을 따온 '프린스·프린세스'전(1월 7일∼2월 9일·서울 사간동 갤러리 현대·02-734-6111)은 박은선·변선영 등 14명의 젊은 작가가 상상의 날개를 펴 구성한 '미래의 꿈' 테마 공간이 돋보인다. 어린이를 소재로 한 박수근·이중섭·장욱진의 미공개작도 나온다. 가나아트센터의 어린이 특별기획'맛있는 미술관'(1월 8일∼2월 2일·인사아트센터·02-720-1020)은 오정미·김홍석·정연두 등 작가 10명이 음식을 재료삼아 전시장을 주방 겸 식당으로 둔갑시켰다. '뒤죽박죽 과자 공작소'에서는 어린이들이 제 손으로 '먹음직스러운 자동차''달콤한 공룡' 등도 만들 수 있다.

◇배우고 익히는 미술교실='추상화의 이해'전(1월 31일까지·서울 신문로 성곡미술관·02-737-7650)은 서양 추상미술의 뿌리를 어린이 눈높이로 더듬어보는 자리다. 형상이 없이 정신성에 중심을 둔 추상화의 세계를 이응노·김환기·김영주·남관 등 한국작가 41명의 작품으로 훑어본다. 초등(1월 4∼26일 토·일)과 유아(1월 7∼23일 화·수·목)로 나눈 교육프로그램도 진행한다.

'한국현대조각특별전-조각이란 무엇인가?'(2월 9일까지·예술의전당 미술관·02-580-1517)는 김종영부터 유재홍까지 한국 조각가 34명의 작품을 살펴 현대조각을 이해할 수 있는 기획전이다.

분단 반세기 만에 직접 북한에서 내려온 고구려 유물들을 만나볼 수 있는 '특별기획전 고구려!-평양에서 온 고분벽화와 유물전'(3월 5일까지·서울 삼성동 코엑스 3층 특별전시장·02-3443-2551)은 교과서에서 문자로만 배우던 고구려의 웅건한 기상을 30여점의 북한 국보급 문화재와 실물 크기로 복원한 벽화무덤으로 확인할 수 있는 드문 기회. 눈과 손으로 보고 만지며 고구려를 입체적으로 배운다.

◇서양 미술의 거장들 만나기='만종''이삭줍기' 등으로 우리에게 친숙한 19세기 프랑스 화가 장 프랑수아 밀레의 개인전인 '밀레의 여정'(3월 30일까지·서울시립미술관·02-2124-8991), 현대조각의 문을 연 프랑스의 조각가 오귀스트 로댕의 대표작 70여점을 모은 '위대한 손-로댕'전(2월 26일까지·예술의전당 미술관·02-368-1516)은 서양미술사에 굵은 획을 그은 작가 이름이 빛나는 전시들이다.

1960년대 상업문화의 확산이 미술과 접붙어 탄생한 미국 팝아트를 대표작가 12명의 작품으로 구경하는 '팝아트'전(2월 9일까지·예술의전당 미술관·02-580-1510), 미국 샌프란시스코 현대미술관이 소장하고 있는 미국 사진 1백13점으로 현대사진의 핵심을 맛보는 '미국현대사진전:1970-2000'(2월 2일까지·서울 순화동 호암갤러리·02-771-2381) 등이 놓치기 아까운 전시들이다.

정재숙 기자

johana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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