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릭] "난 메신저로 싸게 샀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경제 08면

경기 분당에 사는 주부 이수연(34)씨는 최근 인터넷 쇼핑몰인 MSN장터에서 9만8000원짜리 임부복 세트를 구입하면서 8000원을 깎았다.

시장에서 상인과 물건값을 흥정하는 것과 똑같이 온라인 상에서 메신저를 통해 임부복 세트를 팔려는 사람과 대화하면서 값을 깎은 것이다. 이씨는 "시장에서 상인 얼굴을 보며 물건값을 깎으려면 창피한 생각이 들었는데 메신저를 이용해 값을 깎으니 마음이 편했다"고 말했다.

인터넷 쇼핑몰에 가격을 흥정할 수 있는 서비스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쇼핑몰에 메신저나 채팅 기능을 추가해 실제 시장에서처럼 물건을 사는 사람과 파는 사람이 실시간으로 대화하면서 가격을 흥정하는 것이다.

인터넷 쇼핑몰은 안방에서 클릭 몇 번만으로 물건을 구입할 수 있어 해마다 거래액이 급증하고 있다. 그러나 마음에 드는 물건을 발견해도 제시된 가격이 비싸면 값을 흥정할 수 없어 구입하기를 포기하는 사례가 많았다.

또 상품 정보를 더 알고 싶어도 판매자에게 연락할 수 있는 방법이 제한돼 있어 불편했다. 하지만 최근 메신저나 채팅 서비스를 도입하는 인터넷 쇼핑몰들이 늘어나면서 이 같은 불편이 사라졌다.

인터넷 포털 MSN이 운영하는 MSN장터는 물건을 구입하기 전에 메신저를 통해 판매자에게 연락할 수 있다. 판매자가 온라인에 접속해 있지 않더라도 쪽지를 보내 접속 시간을 정한 뒤 온라인에서 만나 상품의 값을 흥정하거나 추가 정보를 물어볼 수 있다.

G마켓에서도 상품정보 페이지마다 추가된 '흥정하기'를 통해 가격을 조정할 수 있다. 온라인에 진출한 재래시장들도 온.오프라인의 특성을 섞어 서비스하고 있다.

남대문시장과 용산전자 상인들이 각각 운영하는 'e-남대문'과 '얼마 닷컴'에 들어가면 채팅이나 전화를 통해 상품에 대한 문의는 물론 가격 흥정까지 할 수 있다.

전자제품 쇼핑몰인 '인켈 e-숍'은 사이트 내에 가격을 흥정할 수 있는 '흥정몰'을 별도로 운영하고 있다. 구매자가 원하는 상품을 선택해 흥정한 뒤 구입하면 깎은 금액만큼 '인켈 e-숍'에서 사용할 수 있는 쿠폰을 준다.

MSN코리아 최경란 차장은 "온라인 흥정 서비스를 이용하면 물건값을 깎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온라인 대화를 통해 '사람의 온기'를 느낄 수 있기 때문에 사용자들의 호응이 좋다"고 말했다.

글=장정훈 기자<cchoon@joongang.co.kr>
사진=오종택 기자 <jongtak@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