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4.스포츠]월드컵 '최고의 골'로 기량 과시:축구선수 박지성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5면

한국 스포츠에서 2002년은 매우 특별한 한해였다. 월드컵축구를 개최했고, 꿈도 꾸지 못했던 월드컵 4강을 이룩했다. 운동장과 거리를 메운 붉은 응원은 전세계에 물결치며 한국인의 기상을 떨쳤다. 미국 PGA와 메이저리그에서 날아온 낭보에도 모두들 흥겨워했다. 한국 축구의 '4강 신화'를 가능케 한 새뚝이들과 역경을 딛고 세계 최고봉에 오른 새뚝이들을 만나본다.

편집자

6월 14일 인천 월드컵경기장. 2002 한·일월드컵 16강 진출을 결정짓는 포르투갈과의 D조 예선 마지막 경기. 후반 25분 왼쪽에서 이영표가 올려준 볼을 가슴으로 트래핑한 박지성(21)은 오른발로 볼을 툭 띄워올려 상대 수비를 제친 뒤 왼발로 통렬한 슈팅을 날렸다. 볼은 골키퍼 다리 사이를 빠져 그물을 뒤흔들었다.

이 한 골로 한국 축구의 염원이던 월드컵 16강은 이뤄졌고, 박지성은 세계 톱클래스의 선수로 우뚝 서게 됐다. 이 골은 국내 여론조사에서 '월드컵 최고의 골'로 뽑혔다.

박지성은 화려하진 않지만 묵묵히 실력을 키워 꿈을 이뤄나가는 선수다. 명지대 1학년이던 1999년 올림픽대표팀에 뽑힌 박지성은 왼쪽 윙백 이영표의 보조 요원이었다. 2000년 일본 J리그 교토 퍼플상가에 입단한 그는 꾸준히 경기에 출전하며 실력을 쌓아갔다.

공·수 양면에 뛰어난 잠재력을 간파한 히딩크 감독은 박지성을 여러 포지션에 기용해 가능성을 시험했다. 월드컵 직전 잉글랜드·프랑스와의 평가전에서 거푸 골을 터뜨린 박지성은 결국 오른쪽 공격수로 낙점받았고, 월드컵에서 뛰어난 공격력과 견실한 수비로 '4강 신화'에 크게 기여했다.

박지성은 최근 히딩크 감독이 이끄는 PSV 아인트호벤과 계약금 1백만달러·연봉 1백만달러의 조건으로 입단에 합의, 새로운 꿈을 안고 네덜란드로 떠난다.

정영재 기자

jerry@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