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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인 항공기 '첨단의 날개'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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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27면

지난달 아라비아 반도 남쪽에 자리한 예멘 상공.정찰을 하고 있던 미국의 무인 정찰기 프레데터의 카메라에 차량 한대와 탑승자의 모습이 잡혔다.

통제소에서 영상을 받아본 미군측은 탑승자가 국제 테러조직 알 카에다의 요원임을 확인했다. 프레데터에는 즉시 미사일을 발사하라는 명령이 떨어졌고,탑승자 6명은 전원 살해됐다. 무인 정찰기 덕에 군인은 위험 지역에서 멀리 떨어진 통제소에서 컴퓨터로 지시만 내려 테러 요원을 제거한 것이다.

무인 비행기가 곳곳에서 활약하고 있다. 군사용 으로 등장하기 시작해 이제는 무인 전투기까지 개발되는가 하면 통신·기상관측·농업용 등 비 군사적인 용도로도 만들어져 현장에 투입되기 시작했다.

무인 정찰기 프레데터가 처음 등장한 것은 1995년. 분쟁 지역 정찰용으로 미국이 개발했다. 그러다 여기에 미사일 한두개를 싣고 지상 목표물 공격용으로 활용하게 됐다. 올해 2월에는 프레데터가 오사마 빈 라덴으로 보이는 남자에게 미사일을 발사했다. 그러나 죽은 이가 빈 라덴이 아닌 것으로 밝혀져 미국에 국제적인 비난이 쏟아지기도 했다.

단순한 정찰 수준이 아니라 공중전까지 벌일 수 있는 전투기도 시험 비행을 마쳤다. 미국 국방첨단기술연구소(DARPA)가 만든 X-45A가 그것. 입력된 프로그램 또는 지상 통제센터의 지시에 따라 움직이는 이 전투기는 곧 여러대가 함께 기동하는 편대 비행 시험에 들어간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은 통신위성 대신 태양전지 무인 비행기 헬리오스를 개발하고 있다. 날개 길이 75m. 보잉747 여객기(65m)보다 크다. 날개 등부분 전체가 태양전지판이다. 특수 재질을 사용해 이렇게 크면서도 무게는 승용차보다 가벼운 7백㎏에 불과하다. 이미 30㎞ 상공까지 날아올라 3일간 계속 비행하는 데 성공했다. 통신위성 대신 활약하려면 비행 고도를 50㎞까지 높이고,연속 비행시간도 20∼30일까지 늘려야 한다.

이밖에 호주의 에어로존데사는 5㎞ 정도의 높이에서 며칠간 머무르며 기상관측을 할 무인 비행기를 개발 중이다.

우리나라도 국방과학연구소와 한국항공우주산업이 지난해 시속 1백40㎞로 6시간 동안 비행 가능한 무인 정찰기를 만들어 현재 군에서 활용하고 있다.

또한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이 주도하는 '스마트 무인기 기술개발 사업단'이 올해 출범했다. 10년간 약 1천억원을 들여 지상 통제소의 지시 없이도 상황을 스스로 판단해 움직이는 지능형 비행기를 만드는 게 목표. 임철호 사업단장은 "고장이 나면 스스로 수리하고, 수직 이착륙까지 가능한 무인기를 개발하겠다"고 말했다.

권혁주 기자

woongj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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