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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매 ‘디자인’하는 근육운동으로 노년몸짱 될 수 있어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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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갑을 바라보는 나이에도 ‘몸짱’이 될 수 있을까. 그것도 3D로 불릴 만큼 몸을 혹사해야 하는 흉부외과 의사라면?

서울대병원 흉부외과 김원곤 교수(사진)의 방에는 자신의 상반신 누드 사진이 걸려 있다. 50대 후반의 나이가 믿기지 않는 우람한 팔뚝과 빨래판 복근, 군살 없는 미려한 몸매가 원숙한 남성미를 자아낸다. 그렇다고 여가시간을 운동에만 매달린 건 아니다. 의대 교수에게 주어진 연구·진료·교육에 소홀하지 않으면서 이웃과 회식도 즐긴다. 4개 국어를 마스터해 책을 내는가 하면, 미니어처 술병과 미니종을 수집하고, 강연도 할 정도로 다양한 분야에 해박한 지식을 가지고 있다.

1년 만에 ‘몸짱’이 된 김원곤 교수의 특별한 운동법을 알아봤다. 그는 현재 50대 이상 남성을 위한 운동 가이드북을 집필하고 있다.

2~3일 간격 운동 … 근섬유 찢어졌다 재생되면서 볼륨 커져

레그 익스텐션 머신 대퇴사두근(허벅지 앞쪽) 발달

몸매를 만드는 근육운동은 매일 하는 것보다 이틀이나 사흘에 한 번씩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김 교수는 “근육의 기본단위가 되는 근섬유는 미세하게 찢어졌다가 재생되면서 볼륨(부피)이 커진다”고 말했다. 근섬유가 손상돼 아무는 시간은 46시간 정도. 이 시간이 지나기 전에 무리하게 운동을 하면 찢어진 근육에서 피로유발물질이 나와 역효과가 난다. 염증물질이 생겨 근육 통증을 일으키고 관절의 피로현상 때문에 염좌(捻挫)가 일어나 스포츠 손상으로 이어진다는 것. 특히 50대를 넘어서면 근육이 빨리 지쳐 충분한 휴식 시간을 갖고 운동을 하는 것이 좋다. 운동 시간은 하루 1시간 이내로 제한한다.

김 교수가 권하는 기본 근육운동은 8가지(사진 참고). 각 운동을 10회씩 3세트씩 하면 40~50분이 걸린다. 세트와 세트 사이에 30초 정도 쉬고, 기구를 바꿀 때는 1분가량 휴식한다. 달궈진 인체의 열이 식기 전까지 살짝 쉬었다가 다시 운동을 하는 것이 포인트다.

달리기와 같은 유산소운동과 근력운동(무산소운동)의 균형도 중요하다. 몸을 만들기 위해 그는 주 3회 헬스센터에서 근력운동만 한다. 유산소운동은 주 1회 집 근처에서 한 시간 정도 걷거나 뛰는 것으로 만족한다.

김 교수는 “체지방이 많은 사람이 운동을 시작할 때는 열량이 많이 소모되는 유산소운동을 주로 해야 하지만, 심혈관이 튼튼하고 근육을 키워야 한다면 무게 운동을 중심으로 프로그램을 짜도 무방하다”고 말했다.

체육관에서 기구를 이용하는게 바람직

돈이 좀 들더라도 헬스장에서 기구를 이용해 운동을 하는 것이 훨씬 효과적이다. 김 교수는 “운동은 마니아가 되기까지 강제적으로 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말했다. 특히 기구를 이용해 운동을 하면 정확한 부위의 근육을 집중적으로 키울 수 있다. 몸매를 다듬어주는 디자인이 가능하다는 것.

집이나 회사에서 가까운 거리에 있는 헬스장을 다니는 것도 중요하다. 또 50대는 자신의 능력만큼 운동을 해야 한다. 근육세포가 상대적으로 노화돼 있는 데다 관절의 저항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관절을 유지하는 인대와 힘줄(건), 그리고 관절의 유연성을 유지하는 활액(滑液)도 줄어 있다. 따라서 인체에 과부하가 걸리면 금세 근육 통증이 생기고 근육막이 찢어질 수 있다. 근육운동을 하기 전 부위별로 스트레칭을 해야 하는 이유다.

심장에 무리가 오는 느낌이 들면 즉시 중단해야 한다. 무게 운동은 갑자기 혈압을 올리므로 심장에 부담을 줄 수 있다. 운동 초보자나 가벼운 지병이라도 있다면 반드시 운동 처방을 받도록 한다.

하지만 운동 강도를 너무 낮추면 운동 효과를 볼 수 없다. 김 교수는 “몇 년째 하루도 안 빠지고 헬스장에 나오는 아주머니들이 있는데 몸매는 그대로”라며 “운동을 매일 해도 ‘임계점(臨界點)’을 넘지 않으면 몸매 만드는 건 기대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른바 ‘운동 부하의 법칙’이다. 운동을 열심히 하더라도 근섬유가 찢어지는 자극을 받지 않으면 근육을 키울 수 없다는 것. 김 교수는 “중량은 자신이 무겁다고 느낄 만큼, 즉 마지막 10번째를 간신히 마칠 정도의 운동 강도로 자극해야 몸을 디자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

매일 체중계 재고, 주 1회는 마음껏 먹자

식사 조절은 의외로 간단하다. 첫째는 매일 체중계에 올라서는 것이다.

김 교수는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체중을 잰 뒤, 전날 식사를 반성하고 그날 먹을 식사의 양을 조절한다”고 말했다. 전날 많이 먹어 체중이 더 나가면 그 다음 날은 밥을 절반으로 줄이는 식으로 매일 평균 몸무게를 맞춰나간다. 다이어트가 필요한 사람은 한두 끼 정도 포만감을 주면서 칼로리가 적은 삶은 계란(흰자)·우유·두부·닭가슴살·흰살 생선 등을 먹는 것이 좋다. 단백질이 풍부해 근육을 만드는 데 재료가 된다.

두 번째는 지방 섭취량을 줄인다. 김 교수는 “눈에 기름져 보이는 것은 의식적으로 피해야 한다”며 “몸에서 쓰고 남은 지방은 몸에 축적돼 복부는 물론 피하지방을 두텁게 한다”고 말했다. 이렇게 되면 아무리 운동을 해도 섬세한 근육이 잘 보이지 않아 ‘몸꽝’이 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비타민이나 미네랄 등의 섭취도 늘려준다. 신진대사를 활발히 해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쓰게 하고, 근육을 만드는 촉매 역할을 한다. 가능하면 싱겁게 먹는 것도 필요하다. 염분은 세포에 수분을 빨아들여 몸매를 망친다.

세 번째는 주 1회 정도 마음껏 먹는 것이다. 갑자기 다이어트를 한답시고 칼로리를 줄이면 몸은 최대한 지방을 소모하는 대사율을 낮춘다. 먹는 대로 저장하려는 시스템으로 몸이 변하는 것이다. 주 1회라도 자신이 원하는 음식을 마음껏 먹으면 두 가지 효과가 있다. 하나는 몸이 ‘지금 주인이 비상사태가 아니구나’라고 인식해 대사율을 낮추지 않는다. 두 번째는 식욕 억제에 대한 심리적 부담감을 줄여 다이어트를 오래 지속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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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지영 기자, 사진=최정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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