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덤 벽화로 보는 고구려인의 삶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7면

삼국시대 고구려(BC37∼668) 사람들은 무슨 생각을 갖고 살았으며, 의식주는 어떻게 해결했을까? 무덤에 벽화는 왜 그렸을까? 서울 삼성동 코엑스 3층 특별전시장에 가면 이런 궁금증들을 한꺼번에 해결할 수 있다. 북한에서 들여온 고구려 문화유산 3백11점이 전시되고 있는 것이다. 생생한 역사 교육의 현장이자 남북 문화 교류가 이룩한 감동도 함께 느낄 수 있는 자리다. 전시를 계기로 고구려의 문화유산 등에 대해 알아본다.

고구려는 삼국 가운데 가장 먼저 고대국가 체제를 갖췄다.

문화적으로도 백제와 신라를 이끌며 영향을 끼쳤다. 고구려 문화는 호방(豪放)하고 진취적이어서 활력이 넘쳤다. 영토가 넓은 만큼 주변의 여러 나라와 교류가 활발했다. 중국을 포함해 멀리 서역(西域·중국 서쪽의 나라들을 통틀어 이르던 말) 등과도 교역했다. 사상적으로는 불교와 유교·도교를 받아들이는 등 외래 문화를 적극 수용해 독자적인 문화로 재창출했다.

그리고 백제·신라에 전파함으로써 고대 문화의 원형을 이뤄 나갔다.

이러한 문화적 특징은 '해뚫음무늬(日光透彫) 금동장식'을 비롯한 금속공예, 불상·토기·기와 등 여러 가지 유물에 잘 나타나 있다.

고구려인들은 생전에 누렸던 영광과 누리고 싶었던 삶을 형상화한 그림들을 무덤의 벽과 천장에 그려 넣었다. 벽화 무덤은 평양과 중국 지린(吉林)성 지안(集安)지역을 중심으로 90여기가 넘게 알려져 있다.

무덤 벽화는 3세기 말부터 시작해 7세기 중반까지 이어졌다.

그림의 구성과 내용에 따라 3기로 구분하는데, 초기에는 주로 무덤 주인의 생활풍속을 담았다. 중기에는 생활풍속·장식무늬·사신(四神)등을 함께 그렸고, 후기에는 네 벽면에 사신만 따로 그렸다.

무덤 벽화는 고구려인들의 생각과 생활문화가 담긴 살아 있는 기록이며, 고구려 사람들과 만날 수 있는 통로다.

이태종 기자

taejong@joongang.co.kr

① 방학에 급우들과 모둠을 지어 우리 동네 문화재 지도를 만들어 보자(수행평가 과제로도 괜찮음). 지도를 만드는 과정에서 관리의 허점이나 파손 상황 등을 일지로 적어 당국에 제출해도 좋다.

②시민의 자발적 모금이나 기부·증여를 통해 보존할 가치가 있는 문화·자연유산을 사들여 보전·관리하는 시민 환경운동을 내셔널 트러스트라고 한다. 문화유산을 보존하는 일이 현대인들에게 어떤 의미가 있을까?

③내년 3월 5일까지 열리는 코엑스 '특별기획전 고구려!'에선 성(城),무덤 벽화와 유물, 생활 및 풍습 등을 7개 분야로 나눠 전시하고 있다. 전시회를 관람하고 분야별로 특징을 정리한다.그 뒤 1천2백자 안팎의 관람기를 써본다. 관람이 어려우면 '특별기획전 고구려! 추진위원회' 홈페이지(www.gogogo.or.kr)를 참고한다.

④고구려인들은 스스로 세상의 중심에 서 있다고 생각했다. 고구려 문화의 특징은 고유하되 국제적이며, 진취적이되 포용적이며, 철학적이되 현실적이며, 실용적이되 창의적이다. 우리가 후대에 남겨야 할 21세기 새로운 문화의 특징을 고구려와 관련지어 생각한다.

⑤고구려 무덤 벽화는 실물로 전해진 회화 유산이다. 그런데 중국 지린성 지안의 장천1호분 벽화가 2000년에 도굴당하는 등 중국 지역의 고구려 무덤 벽화 보존에 문제가 드러났다. 고구려 무덤 벽화가 유네스코 세계 문화유산으로 지정되면 관리에 도움이 된다. 세계 문화유산에 고구려의 무덤 벽화 등록을 추천하는 보고서를 작성한다. 등록 기준과 절차 등은 문화재청 홈페이지(www.ocp.go.kr) 참조.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