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쓰고… 저금하고… 굴리고 나, 짭짤 Woman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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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8면

여자가 예쁘면 3년이 행복하고, 여자가 요리를 잘하면 30년이 행복하며, 여자가 똑똑하면 3대가 행복하다는 말이 있다. 요즘 같으면 재테크 잘하는 여자가 정말 똑똑한 여자가 아닐까.

국민은행이 SK텔레콤과 공동으로 올해 연말까지 진행하는 '우먼 서포터스 페스티벌'은 재테크에 도움이 될 만한 여성들의 경험담과 아이디어를 공개 모집하는 행사다. 여성이라면 누구든 국민은행(www.Kbstar.com)이나 SK텔레콤의 CARA(www.cara.co.kr) 홈페이지로 들어가 글을 띄우면 된다. 참가자 중 2백75명을 뽑아 1백만원이 든 통장·사이판 여행권 등 푸짐한 선물도 준다. 홈페이지에 올라온 여성들의 똑소리나는 재테크 노하우를 훔쳐본다.

☆'저축이 최고'형‥·pearl2004님

직장생활 9년차에 접어든 직장여성이다.나는 돈을 모으려면 무조건 통장을 만들어 저축하는 게 최고라고 생각한다.

우선 근로자우대저축은 무조건 50만원씩 한도를 꽉꽉 채워 붓는다. 다음으론 자유적립식 적금을 들어 상여금이 나오면 곧장 적금통장에 넣는다. 보통예금통장에 돈이 많이 있으면 별 생각없이 찾아 쓰게 되기 때문이다. 월급을 쓰다가 좀 남을 때도 어김없이 적금통장에 넣는 건 물론이다. 마지막으로 지갑엔 현금을 절대 많이 갖고 다니지 않는다. 물건을 살 땐 꼭 신용카드로 결제해 연말정산에 대비하는 건 기본이다.

☆한우물 파기형‥·Frost님

나는 무리해서라도 적금이나 저축에 많이 가입하는 사람이다. 조금이라도 돈에 여유가 있으면 쓰게 되니까 절약을 위해서라도 저축통장을 많이 만드는 게 좋다. 은행은 한곳으로 몰아 거래한다. 고객 등급이 올라가고, 수수료가 면제되고, 은행 직원들과 친해져 좋은 상품이 나오면 먼저 소개받고…. 좋은 점이 한두가지가 아니다. 사실 은행 직원과 친해져 재테크 정보원으로 활용하는 것보다 더 훌륭한 방법도 흔치 않은 것 같다.

☆짠순이형‥·min2jisoo님

생활비를 줄일 수 없을까 고민하는 주부가 많다. 내 나름의 노하우는 수도와 전기계량기 수치를 매달 노트에 적는 것이다. 전달보다 더 많이 쓴 달엔 수도·전기를 아껴 쓰려고 자연스레 노력하게 된다. 전기요금을 아끼기 위해 빨래는 낮보다 밤에 한다. 세탁기를 밤에 돌리면 값싼 심야 전력을 맘껏 이용할 수 있다. 또 청소기는 일주일에 세번만 사용하고 다른 날은 빗자루나 물걸레로 청소한다. 전기료도 아끼고 운동도 되고 1석2조다.

부식비를 아끼는 방법은 냉동실에 음식을 넣을 때 날짜와 내용물을 적은 라벨을 붙이는 것이다. 그냥 넣어두면 잊어버려 썩히게 되는 음식이 태반이다. 외식은 특별한 날이 아니면 될수록 삼가고 집에서 한가지 재료를 응용해 여러 종류의 음식을 만드는 솜씨를 발휘한다.

☆딴주머니 차기형‥·impses님

결혼 후 직장을 그만둔 뒤 1년 넘게 신랑의 월급만으로 빠듯한 살림을 했다. 가사노동에 시달리고, 맘대로 쓸 수 있는 돈은 한 푼 없고…. 견디다 못해 신랑이 쓰는 돈만큼 나도 생활비에서 용돈을 따로 챙겨 쓰겠다고 선언했다. 친구들 만나면 찻값도 내고 좋은 화장품도 써보고 싶다면서 말이다.

신랑의 허락을 받아 용돈을 챙긴 그날로 은행에 달려가 절반을 떼어 적금에 가입했다. 한달한달 돈이 불어나는 재미가 여간 아니었다. 신랑 몰래 만든 통장이라 더 스릴이 있었다. 그렇게 2년을 모아 만기 때 찾은 돈의 10%를 신랑에게 감사헌금(?)이라며 거만하게 떼주었더니 그렇게 좋아할 수가 없었다. 일부는 시아버님 환갑 때 내놓기도 했다. 주부의 경제권도 찾고 신랑에게 점수 따고 효부 소리도 듣고, 이보다 더 좋은 일이 있을까.

☆인터넷 뱅킹 애용형‥·인터넷저축예금님

세상 참 편해졌다. 올 4월께 인터넷저축예금에 들고난 뒤 나는 각종 수수료 걱정에서 해방돼 산다. 그 전엔 월급날만 되면 대출금 이자·공과금·동창회비 등 돈을 타행으로 이체할 일이 많아 수수료가 꽤 들었다. 그런데 인터넷뱅킹을 이용하니 언제나 수수료는 0원이다. 창구에서 돈을 보내려면 수수료가 5백원에서 4천원까지 드는데 말이다. 수수료 아끼고 시간도 아끼는 인터넷뱅킹은 나에게 큰 기쁨을 준다.

☆운칠기삼(運七技三)형‥·kswing10님

산꼭대기 연립주택에서 신혼살림을 시작해 8년을 살았다. 그러다 외환위기로 남편의 사업이 어려워져 그 집을 팔아 언니네 집으로 들어갔다. 밑져야 본전이란 심정으로 집 판 돈 5천만원으로 서울 강남의 아파트 분양을 신청했다. 운이 좋았는지 당첨이 됐고 당시 분양가가 1억6천5백만원이었는데 1억원의 중도금은 융자를 받기로 했다. 보수적인 남편의 반대가 이만저만 아니었지만 나는 과감하게 일을 저지른 뒤 언니네 집에서 얹혀 살며 가게 일을 도운 대가로 월급을 받아 융자금의 이자를 치렀다. 3년 뒤 내 소유가 된 아파트는 현재 시가가 5억원은 나간다. 물론 운이 좋았겠지만 나처럼 융자를 잘 받아 이용한다면 재산증식에 큰 도움이 되리라 믿는다.

정리=신예리 기자

shin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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