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ver Story] 글로벌 기업도 한류 마케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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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찬 디올 화장품의 아시아 지역 얼굴이 될 최지우씨를 소개합니다."

세계적 화장품 브랜드인 크리스찬 디올이 20일 서울 광장동 W호텔에서 개최한 아시아 지역모델 발표회장. 소개를 받은 최씨는 크리스찬 디올의 외국인 스태프 사이로 환하게 웃으며 걸어 나왔다. 이 발표회장엔 아시아 6개국에서 온 70명의 기자가 몰려 취재경쟁을 벌였다.

크리스찬 디올은 원래 무명의 모델을 광고에 활용하는 것으로 유명해 아시아의 빅 모델을 쓰고 발표회까지 연 것은 이례적이다. 브리스 보동(39) 아시아.태평양 화장품 부문 사장은 " 아시아 시장에서 한국 문화의 영향력이 커 한국 배우를 모델로 골랐다"고 말했다. 글로벌 기업들이 아시아 지역을 대표하는 모델로 '한류 스타'를 많이 기용하고 있다. 화장품부터 디지털 카메라 등 첨단기기 업체들까지 '한류'에 기대자는 광고 전략이다. 일본 화장품 업체 DHC는 올 초부터 김희선이 나오는 광고를 중국 상하이와 대만에 내보내고 있다. 중국 네티즌들이 김희선 사진을 보기 위해 DHC코리아의 홈페이지를 자주 접속했기 때문이다.

디지털카메라 업체인 올림푸스는 지난해 4월부터 중국.홍콩.싱가포르.말레이시아 등에 영화배우 전지현을 모델로 한 광고를 하고 있다. 이 회사 정광미 과장은 "홍콩에서는 올림푸스를 한국 기업으로 아는 사람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

프랑스 화장품업체 비오템은 국내 시장을 겨냥해 이효리를 내세운 광고를 제작한 데 이어 이를 아시아권 국가에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들 기업은 한류 스타를 아시아권 모델로 발탁한 이유로 ▶한국인의 둥근 얼굴과 온화한 인상 등이 친근감을 주며▶최대 시장으로 떠오르는 중화권에서 특히 한국 문화 콘텐트의 영향력이 크다는 점 등을 꼽는다. LG경제연구원 김재문 연구위원은 "아시아 시장이 세계 경제의 한 축으로 부상하면서 글로벌 기업의 마케팅 전략도 아시아의 눈높이에 맞추는 추세"라고 말했다.

홍주연 기자

'지우 CF' 중국.대만 등 안방 속으로

최지우(30)씨는 광고모델 발표회 직후 기자와의 단독 인터뷰에서 "세계적 화장품 브랜드의 첫 한국 모델로서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며 "한국과 한국 기업을 알리는 데 보탬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최씨는 올 한 해 동안 크리스찬 디올의 신상품인 '디올 스노우 퓨어'라인을 대표하는 모델로 활동한다. 이 제품은 오는 3월 아시아 전역에 출시되며 최씨가 출연하는 광고는 중국.대만.홍콩 등 아시아 주요 국가에서 그대로 활용된다. 최씨는 "해외에 나가면 한국 문화나 기업에 대한 인식이 달라진 것을 피부로 느낀다"며 "'겨울연가'가 처음 알려지기 시작한 2~3년 전과는 분위기가 많이 다르다"고 말했다. 브리스 보동 크리스찬 디올 아시아.태평양 화장품 부문 사장은 "본사에서 현지 상황에 맞게 브랜드를 알릴 수 있는 모델을 찾으라고 주문했고 최씨는 우리 제품을 잘 알릴 수 있는 모델"이라고 말했다. 크리스찬 디올은 올해 최씨가 광고할 신상품을 주무기로 아시아시장 공략을 강화할 계획이다.

홍주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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