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기밀 1715건 해킹 당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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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올해 1~3월 악성코드에 감염된 컴퓨터를 통해 군사 2급 비밀 108건, 군사 3급 비밀 75건 등 군사기밀 1715건이 해킹당한 것으로 밝혀졌다. 군 당국은 해킹당한 13명의 군인이 각기 다른 부대 소속이지만 인근에 위치한 부대라는 점, 비슷한 시기에 같은 코드를 가진 바이러스로 해킹당했다는 점에서 군사적 목적을 가진 동일범의 소행으로 판단하고 북한과 관련 여부를 파악하고 있다. 이번 사건은 2005년 12월 ‘사이버 침해 관제센터’를 설립한 이래 최대 규모다.

국방부가 19일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미래희망연대 송영선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육본 직할 작전부대 소속 장모 대령 등 13명은 군사기밀 자료를 인터넷에 연결된 개인 컴퓨터에서 사용하다가 기밀을 해킹당했다. ‘자료 절취형 악성코드’를 감염시켜 PC에서 자료를 빼내 가는 방식의 해킹이었다. 군은 “ 이미 비밀 보존 기한이 지난 것이 해킹당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송 의원은 “작전개념·계획 등은 비밀 해제 여부와 상관없이 적에게 넘어갈 경우 군 작전에 타격을 줄 수 있다”고 주장했다.

문제는 군이 악성코드의 유입 경로를 찾지 못해 공격 주체를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송 의원은 “북한 등이 비대칭 전력의 하나로 정보전 능력을 키우고 있는 만큼 군도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군은 이번 사건의 피해 규모를 측정하기 위해 ‘보안성 영향평가’를 실시할 예정이다.

허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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