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둡고… 따스하고… 연말용 뮤지컬 애니 2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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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물과 카드가 오가고 모임이 잦아지는 때. 들뜬 분위기에 소외감을 느끼며 방에 콕 박혀있는 '나홀로족(族)'을 위해 뮤지컬 애니메이션 두 편을 권한다. 한 편은 울적한 심사를 더욱 가라앉히는 어두운 분위기이고 다른 한 편은 울적한 기분을 따스하게 감싸는 따뜻한 작품이다. 두 편 모두 디즈니 상표다. 전자는 '팀 버튼의 크리스마스 악몽'이고, 후자는 '곰돌이 푸:신나는 크리스마스! 신나는 새해!'다.

'팀 버튼의 크리스마스 악몽'(사진)은 제목에 이름을 명기한 데서 알 수 있듯, '유령 수업''가위손''화성 침공'등에서 남다른 감성을 자랑했던 버튼의 아이디어에서 탄생했다. 디즈니의 애니메이터였던 팀은 디즈니가 전통적으로 고수해온 '바른 생활 애니메이션'과는 다른 작품을 만들고 싶었다고 한다. 그런 심정으로 그려두었던 캐릭터와 버튼의 초기 단편작 '빈센트'를 바탕으로 해서 탄생했다.

메이킹 필름을 보면 스톱 모션 애니메이션을 만든 제작진에 동정이 간다. 인형을 한 동작씩 움직여 촬영하는 스톱 모션 애니메이션은 1분 분량에 1주일이 걸린다. 1백명의 제작진이 3년간 2백30개 세트에서 2백개의 인형을 움직여 완성했다고 한다.

버튼은 "10년의 꿈이 이루어졌다. 비현실적이지만 아름다운 꿈이었다"고 소감을 밝힌다. 이런 정성을 염두에 두고 본다면 산타클로스가 되고 싶었던 할로윈 마을의 해골 잭과 잭을 사랑하는 누더기 인형 샐리의 성마른 외모에도 애틋한 시선을 보내게 된다.

'곰돌이 푸:신나는 크리스마스! 신나는 새해!'는 '곰돌이 푸 오리지널 클래식'과 '티거 무비'를 잇는 세번째 작품이다. 곰돌이 푸와 1백에이커에 이르는 숲의 친구들은 진정한 친구와 추억이 있는 크리스마스가 진짜 크리스마스며, 새해를 맞아 억지로 변하는 것보다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사랑해주는 게 참 우정이라고 노래한다.

매 장면을 정지시켜 크리스마스 카드와 연하장으로 인쇄하고 싶을 만큼 고운 그림, 천진한 이야기, 사랑스런 캐릭터는 관객들을 푸 시리즈의 영원한 팬으로 만들기에 충분하다. 푸 친구들과 손을 맞잡고 부록의 노래하기 코너에서 '올드 랭 사인'을 부르면, 언제 울적했나 싶어질 것이다.

DVD 칼럼니스트

oksunny@ymca.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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