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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키나와는 우리 땅” 목청 높이는 중국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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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오키나와(沖繩)는 우리 땅이니 돌려받아야 한다.”

중국에서 일본의 오키나와가 원래 중국 땅이니 돌려받아야 한다는 주장이 분출하고 있다고 마이니치(每日)신문이 18일 보도했다. 신문은 “중국이 5년 전만 해도 오키나와는 일본 영토라고 공공연히 인정했으나, 최근 들어 학계를 중심으로 오키나와가 중국 영토라고 잇따라 주장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에서 이런 주장을 펴는 논문은 2006년 이후 20여 편이나 쏟아졌다.

신문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베이징(北京)에서 열린 중국 역사학자 심포지엄에서는 “메이지(明治) 정부에 의한 1879년의 류큐(琉球·오키나와의 옛 이름) 병합, 제2차 세계대전 후인 1972년 미국의 오키나와 반환 등은 모두 국제법상 근거가 없다”는 주장이 나왔다. 이는 오키나와의 후텐마(普天間) 기지 이전을 놓고 미국과 일본이 알력을 빚으면서 동맹에 금이 가고 있고, 일본 정부에 대한 오키나와의 불만이 커지고 있는 틈을 파고든 것이라고 신문은 분석했다.

류큐대 가미사토 겐이치(上里賢一) 명예교수는 “과격한 반일 학자가 아닌 학자들도 이런 주장을 내놓고 있다”며 “중국 정부가 기존의 공식 견해와 다른 주장을 묵인하고 있는 것이 문제”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2차대전 이전에는 오키나와를 중국 영토라고 주장하는 논문이 많았으나 이후에는 거의 사라졌다.

현재의 오키나와현인 류큐는 1429년 왕국이 형성돼 명나라·조선 등과 활발한 교역을 펼쳤다. 이후 1603년 일본에 등장한 에도(江戶) 막부가 사쓰마(薩摩·현 가고시마현)번을 동원해 류큐를 일본의 영향력에 넣은 뒤로는 일본에 조공을 바쳤다. 이때까지만 해도 류큐는 에도 막부에 완전히 예속되지는 않고 청나라에도 조공했다. 그러나 메이지 유신 이후 1879년 류큐는 일본에 완전 병합돼 오키나와현이 됐다. 당시 청은 메이지 정부와 이를 놓고 치열한 영유권 분쟁을 벌였으나 1894년의 청일전쟁에서 일본이 승리하면서 중국은 영유권을 포기했다.

도쿄=김현기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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