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이 꾸미고픈 인테리어 3차원 가상현실로 보여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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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9면

경기도 남양주시 화도읍 녹촌리 남양주 부동산백화점. 눈에 띄는 상호가 있다. 다다 전기인테리어. 지난 8월에 개업했다. 이보성(32)사장은 5년간의 월급쟁이 생활을 청산하고 3명의 종업원과 함께 인테리어하우스를 창업했다.

"가장 필요한 게 CAD(컴퓨터를 이용한 디자인)소프트웨어(SW)를 쓰는 것이었어요. 고객들에게 인테리어가 어떻게 바뀌는지 미리 보여줘야 하거든요. 하지만 SW 가격이 기본형만 해도 최소 3백만원대이다 보니 부담이 만만찮았어요."

가격 때문에 선뜻 결정을 못하던 그는 지난 10월 우연히 들른 '건축박람회'에서 새로운 SW를 발견했다. KT의 비즈메카 인테리어 매직하우스. 인터넷을 통해 프로그램을 내려받아 사용한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도면을 3차원 가상현실 방법으로 그려 고객들에게 보여 줄 수 있다는 점이었어요. 기존에는 평면 조감도를 갖고 고객에게 설명하고 수정사항이 생기면 일일이 손으로 도면을 다시 그렸거든요."

여기에다 공사계획이 바뀌면 클릭 한두 번으로 도면을 바로 수정할 수 있어 편리했다. 李사장은 바로 계약을 하고 비즈메카를 사용했다. 비용은 월 12만원선. 3백만원대의 전문 SW를 구입하는 것에 비하면 경제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효과는 당장 나타났다. 인테리어를 의뢰하는 고객들은 이 프로그램을 통해 바뀔 집의 모습을 보고 만족했다. 예컨대 문짝은 무늬별로 데이터베이스가 돼 있어 원하는 무늬를 골라 클릭하면 화면에 그대로 나타난다. 싱크대나 가전제품도 종류별로 갖춰져 있어 원하는 디자인을 클릭하면 모니터에 정확히 배치된다.

"창업 초기에 비해 한 달에 1∼2건의 의뢰가 더 들어옵니다. 예전에는 상담만 하고 계약하지 않는 고객들이 꽤 있었지만 지금은 한두 명을 빼고는 모두 계약을 합니다."

하지만 이 프로그램이 주택의 인테리어 설계용으로 개발돼 미용실·이용원 등 상업용 시설을 위한 3차원 도면 만들기가 쉽지 않다는 문제점도 있었다. 특히 1백70여평이 넘는 대형 건물의 인테리어를 할 때 도면을 출력하기가 어려웠다.

"다음 번 성능향상(업그레이드)판이 나오면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합니다. 이제 주먹구구식 도면작성에서 벗어나 고객들이 원하는 도면을 컴퓨터를 통해 만들어 제시할 수 있게 돼 사업에 자신감이 붙었어요."

창업 5개월밖에 안된 초보지만 이 사장은 "다른 업체에 결코 뒤지지 않는 멋진 도면을 만들 자신이 있다"고 말했다.

김종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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