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참모진 새 틀 짠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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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완 청와대 홍보수석의 사의 표명으로 집권 3년차를 맞는 청와대 보좌진의 전면 교체가 가시화되고 있다. 집권 초부터 청와대에서 일해 왔던 이 수석과 이미 물러난 정찬용 인사수석, 주영 대사로 가는 조윤제 경제보좌관 등 소위 1세대 청와대 참모가 모두 물러나고 초대 정책실장이었던 이정우 정책기획위원장과 시민사회수석으로 자리를 바꾼 문재인 초대 민정수석만 남았기 때문이다.

이르면 다음주 중 인사.민정.홍보수석과 함께 경제보좌관의 빈 자리를 메워야 한다. 이 가운데서 노무현 대통령이 가장 중점을 두는 인선은 바로 경제보좌관이라고 핵심 참모가 전했다. 올해는 경제에 '올인'하겠다고 선언했기 때문이다. 노 대통령은 최근 신임 경제보좌관의 조건으로 "거시경제 분야에 정통한 학자로 특히 금융과 국제금융, 위기 관리의 전문가이면서 실물 경제에 대한 이해도 있는 인물을 고르라"는 까다로운 지시를 내렸다고 한다.

특히 공식 일정이 뜸한 요즘 대상자 몇명은 비공개로 면접까지 하면서 경제보좌관 낙점에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한 관계자는 전했다. 청와대 내에서는 대통령직 인수위원을 지낸 이동걸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 박준경 한국개발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의 하마평이 나오는 등 연구소나 학계 인사, 또는 전 정부에서 관리를 지낸 인사 3~4명에 대한 검증이 한창이라고 한다.

민정수석의 경우 문재인 시민사회수석의 재기용설을 배제할 수 없다고 한 관계자는 전했다. 가장 유력한 후보였던 김성호 부방위 사무처장의 경우 부방위 자체가 향후 각료 검증을 맡는 등 핵심 부처로 역할이 커져 인물난에 봉착한 양상이다. 문 수석이 복귀할 경우 다시 인사 요인이 생겨 사실상 비서진을 전면 교체해야 하는 상황도 배제할 수 없다.

인사수석은 중앙의 인사들과 연이 없고 따라서 정실인사의 우려가 없는 '정찬용 같은 사람'을 찾고 있고, 가능하면 '지역에서 존경받는 호남 출신'을 배려한다는 기조라고 한 고위 관계자는 설명했다. 노 대통령이 그런 컨셉트로 점찍어 두었던 이학영 YMCA 전국연합 사무총장은 본인이 강력히 고사하는 데다 '남민전 전력'으로 다소 어렵지 않겠느냐는 게 청와대 내의 평가다. 김완기 소청심사위원장, 김용채 변호사, 박광서 전남대 교수, 박화강 전 한겨레신문 광주지국장, 윤장현 광주 YMCA 이사장 등이 여타 후보군으로 거론된다.

홍보수석 후임에는 한때 윤태영 대통령 부속실장도 거론됐지만 "노 대통령이 곁에 두고 싶어한다"는 이유로 배제됐다. 대선 당시 노 후보 언론특보를 지낸 정순균 국정홍보처장과 '건강한 협력관계'라는 기조에 맞는 중진 언론학계 인사들이 검토 대상이라고 한다.

최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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