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간암 서울 대장암 많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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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4면

부산은 간암, 서울은 대장암의 발병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런 경향에는 지역의 식생활 여건이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분석돼 주목된다.

국립암센터와 한국중앙암등록본부가 1993∼97년 서울·부산·대구·강화 등 4개 지역의 암환자 발생기록을 토대로 인구 1백명당 암에 걸릴 가능성을 예측한 결과다.

5일 공개된 이 자료에 따르면 부산지역의 남자는 1백명 중 7.4명, 여자는 2.1명이 평생(74세) 동안 간암에 걸릴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대장암은 서울의 남자(3.4명)와 여자(2.1명)가 걸릴 확률이 가장 높았다.

국립암센터 박재갑 원장은 "부산의 경우 낙동강 유역의 민물고기 섭취 등으로 간디스토마나 간염의 발병률이 높은 지역적 특성과 연관지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서울지역은 육류 중심의 식생활과 서구화된 생활방식이 대장암·유방암의 높은 발병률에 영향을 준 것으로 朴원장은 해석했다.

74세까지 살 경우 각종 암에 걸릴 확률은 남자의 경우 부산이 37.9%로 가장 높았고, 이어 서울(34.8%)·대구(32.8%)·강화(28.2%)순이었다. 여자는 서울이 19.7%로 1위였고, 부산(19.2%)·대구(18.5%)·강화(12.3%)가 뒤를 이었다.

인구 10만명당 암 발생률은 남자의 경우 ▶부산 3백4명▶서울 2백86명▶대구 2백70명▶강화 2백38명 순이다. 여자는▶서울 1백72명▶부산 1백69명▶대구 1백64명▶강화 1백13명이다.

이에 대해 국립암센터 신해림 암역학관리연구부장은 "부산의 경우 산업화가 먼저 시작돼 다른 지역에 비해 남자들이 공해물질에 더 노출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서울대 의대 안윤옥 교수는 "유전적 요인이 큰 대장암의 경우 지역별 차이가 두드러지게 나타났다"면서 "산업화와 도시화 등도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번 집계는 기존의 국내 암등록 통계에는 보고되지 않았던 중소병원급 의료기관까지 포함한 전수(全數)조사를 통해 이뤄졌다.

하현옥 기자

hyunoc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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