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 "야구는 투수가…" 삼성 "발이 빨라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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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새들의 이동'으로 불리는 프로야구 코칭스태프 개편이 마무리됐다. 이에 따라 각팀이 내년에 지향할 야구의 색깔이 드러나 눈길을 끈다. 올해 코칭스태프 개편은 소폭일 것으로 예상됐으나 시즌 중 사령탑을 바꾼 롯데를 포함해 네팀의 감독이 교체됐다. 코치들의 이동폭도 컸다.

▶야구는 투수놀음-기아

정규시즌 2위팀 기아는 투수코치를 강화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1군 투수코치에 조계현·이케우치 두명을 영입했다. 사실상의 투수코치인 이상윤 수석코치까지 더하면 1군에만 3명의 투수코치가 있는 셈이다. 또 2군의 문희수·주동식·이광우 코치와 재활군의 신동수 코치까지 합하면 전체 선수단에 투수코치만 7명이다. 기아가 투수를 키우는 데 얼마나 목말라 있는지 잘 보여준다.

▶친정체제 구축-한화

유승안 신임감독이 부임한 한화는 유감독의 힘을 실어주는 '친정체제 구축'에 초점을 맞췄다. 1990년대 초반 유감독이 선수로 뛸 때 호흡을 맞췄던 후배들이 대거 기용됐다. 이강돈(1군 작전 및 주루)·전대영(2군 타격)·황대연(2군 수비) 등 팀을 떠나있던 동료들이 다시 모였다. 전대영 코치는 청주기계공고 감독에서 친정으로 돌아왔고, 황대연 코치는 LG의 1군 매니저를 하다가 합류했다.

▶기동력을 살려라-삼성

우승팀 삼성은 개편의 폭이 거의 없다. 두드러진 보강은 '왕년의 도루왕' 김일권 주루코치의 영입이다. 올해 팀 도루 최하위(47개)였던 삼성은 팀의 기동력을 살리는 데 김일권 코치의 노하우를 접목시키겠다는 의도다. 삼성은 조범현 배터리코치가 SK 감독으로 떠나며 생긴 빈 자리는 아직 채우지 않고 있다.

▶더블 포스트-SK

조범현 신임감독이 부임한 SK는 투수(김봉근-성준)·타격(김성래-김경기) 등 1군 주요 부문에 2명의 코치를 나란히 배치해 '더블 포스트'를 구축한 것이 눈에 띈다. 또 이광길 코치를 작전-주루코치로 영입, '수읽기'에 비중을 뒀다. 이코치는 상대의 작전이나 볼 배합을 간파하는 데 일가견이 있다.

▶후계자를 키운다-LG

이광환 LG 신임감독은 "차기 지도자를 키우기 위해 젊은 코치들 위주로 진용을 짰다"고 밝혔다. 2군에 주로 모인 왕년 LG의 별들이 '후계자군'이다. 2군 전체의 책임을 맡은 김용수 코치, 노찬엽 타격·송구홍 수비코치와 재활군의 정삼흠 코치가 그들이다.

이태일 기자

pineta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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