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13 대선후보 TV합동토론 정치분야]李 "부패로 국민 좌절" 盧 "부패 나눈 일 없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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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李=이 정권 들어와 대통령 아들이 관련된 부패에 국민이 좌절했다. 그때 盧후보는 무슨 말하고 무엇을 했나. 특검제 도입에 반대했고, 정풍 때도 반대하고 동교동계를 비호하지 않았나. 어떻게 민주당이 새로운 점포이고 새 주인 됐다고 말할 수 있나.

▶盧=특검제에 반대한 사실이 없다. 李후보는 1996년 국회의원 선거 때 안기부 예산 1천2백억원을 들어다가 신한국당 선거자금으로 썼을 때 선대위원장이었다. 또 김영삼 전 대통령 아들 현철씨 비리 때 李후보는 뭐했나. 李후보가 남을 나무랄 형편이 아니다.

▶權=한나라당은 부패 원조당이고 민주당은 부패 신장 개업당이라고 비난했다. 부패척결을 위해 중요한 것은 정경유착 청산이다.

▶李=지난 5년간의 권력부패는 다른 정권과 비교하지 못할 정도로 심했다. 아들 두명과 실세가 모두 관련됐다. 盧후보는 권력 실세들, 동교동계의 뒷받침으로 후보자리까지 올랐다. 부패에 우리 당도 책임이 없다고는 할 수 없고 오해받고 있는 일에 대해선 죄송하다. 그러나 지난 5년간 충분히 조사받았다.

▶盧=나도 민주당원이다. 김대중 대통령의 과오에 대해 책임없다고 말씀드릴 염치는 없다. 내가 金대통령 측근과 동교동 힘으로 후보가 됐다는 것은 전혀 근거없다. 동교동이 나를 밀지 않은 것은 천하가 다 안다.

▶權=나는 정경유착을 청산하고 경제성장을 위해 노동자들을 소유와 경영에 참여시키려 한다.

▶盧=한나라당은 환란의 책임이 있는 당인데 李후보가 앞으로 어떻게 부정없는 사회를 만들 것인가. 李후보 주변과 본인이 의혹받고 있는데 부패가 어떻게 청산되겠나.

▶權=정치자금이 제외된 돈세탁방지법이 통과됐는데 이래 놓고 한나라당과 민주당이 부패척결을 말할 자격이 있나.

▶李=이 정권 들어와서 10만원짜리 수표 계좌도 뒤졌다. 일부는 무죄됐고 일부는 무혐의됐다. 덮어씌운다고 의혹이라면 권력 핵심 옆에 있던 盧후보는 그런 말할 자격이 없다.

▶盧=金대통령과 국사를 나눈 적은 있지만 부패를 나눈 일은 없다. 근거없이 박해라고 하는데 동생이 재판받은 것은 사실이다. 측근인 서상목 의원 재판도 사실이다. 부인의 혐의문제도 어음번호까지 제시되고 있다. 이 정도면 충분한 단서인데도 검찰이 수사하지 않고 있다. 그런데도 방탄국회를 열고 체포동의안 부결시키고 부패청산을 말할 자격 있나.

후보 간 맞토론

▶李=盧후보는 햇볕정책을 지켜야 할 대북정책이라고 했다가 '문제있다. 명칭을 바꾸자'고 했다. 과거 주한미군 철수를 강력하게 주장했다가 요즘 통일 후에라도 있을 수 있다고 했다.

▶盧=햇볕정책의 골자는 옳다는 주장을 계속해왔다. 다만 햇볕이란 말에 북한도 거부감을 갖고 있고 명칭을 바꿨으면 좋겠다는 뜻이다. 주한미군 철수 문제는 초선의원 때 남들과 어울려 서명 하나 해준 것이다. 초선 때 약간 판단의 잘못이 있었다고 해서 탓하지 말아달라.

▶盧=대북지원을 끊어야 한다, 김정일 위원장 답방에 반대한다고 했다가 만나자고 했다. 대북지원을 끊어 남북대화가 막히면 북·미 간 긴장이 조성됐을 때 풀어갈 수 있겠나.

▶李=대북지원을 끊는 게 아니다. 북한이 핵을 포기할 때까지 현금지원을 중단해야 한다. 현금은 바로 핵시설에 쓰일 수 있기 때문이다. 인도적 지원이나 민간 차원의 지원은 제외된다. 위기는 북한이 합의에 반해 핵을 개발해서 나온 일이다. 아무 일이 없는 듯 준다면 핵포기를 무엇으로 요구하고 강제할 수 있겠느냐.

마무리 발언

▶李=이 나라의 미래를 위해, 새로운 대한민국 건설을 위해 전력을 다해야 한다. 난 자기 전에 이렇게 기도한다. 이회창이 선 이 길이 합당치 않으면 날 제쳐달라. 그렇지 않다면 제게 모든 희생을 주고 이 나라와 국민을 위해 뛸 수 있도록 붙잡고 힘을 달라고 기도한다. 이 나라는 새로운 조국으로 다시 태어나야 한다.

▶盧=낡은 정치를 청산하지 않고는 아무 것도 될 수 없고 낡은 정치의 핵심은 돈이다. 난 성금으로 선거를 치러내고 있다. 부정부패 없고 반칙 통하지 않고 성실한 사람이 대우받고 내일은 오늘보다 더 잘 살 수 있다는 확신을 가질 수 있는 미래를 만들고 싶다.

김정하·서승욱·김성탁 기자

wormhol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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