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웅진코웨이, 내달 화장품시장 진출한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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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9면

로스 러브그로브, 히로타 나오코, 페데리코 레스트레포(왼쪽부터)

웅진코웨이가 다음달 초 화장품 브랜드를 내놓고 국내 화장품 사업에 뛰어든다. 웅진그룹의 화장품 사업 진출은 1999년 코리아나화장품 지분을 매각하면서 손을 뗀 지 11년 만이다. 웅진그룹 윤석금 회장은 88년 코리아나 유상옥 회장과 손잡고 코리아나 화장품을 창업해 5년 만에 업계 4위권에 올려놓았다. 하지만 외환위기가 닥치자 정수기 렌털 사업에 집중하기 위해 지분을 전량 매각하면서 화장품 시장에서 철수한 바 있다.

화장품 업계가 웅진코웨이의 등장에 긴장하는 이유는 웅진이 ‘코디(가정방문 AS요원)’로 대표되는 방문판매 노하우가 있는 데다 2000년 중국에 진출해 화장품 시장의 강자로 자리 잡는 등 화장품 노하우를 겸비하고 있기 때문이다.

웅진코웨이 홍준기 사장은 최근 말레이시아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윤 회장이 우량 사업부문이었던 화장품을 어쩔 수 없이 매각해야 했던 아픈 경험을 자주 얘기한다”며 “7년간 공들여 준비한 만큼 성과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브랜드 준비 단계에서 특히 신경 쓴 부분은 패키지와 용기 등 디자인 차별화다. 중국뿐 아니라 다른 해외시장까지 염두에 두고 있어 글로벌 시장에서 먹힐 수 있는 디자인이 중요하다고 판단했다. 공기청정기 등 환경 가전 분야에서 이미 디자인 경영으로 성과를 거둔 터라 홍 사장이 직접 챙겼다.

애플의 아이맥(iMAC)스페셜 에디션을 디자인한 것으로 유명한 영국 산업 디자인계의 거장 로스 러브그로브, 버버리 향수와 클라란스 화장품 등을 디자인한 프랑스의 페데리코 레스트레포, 그리고 일본 유명 여성 디자이너인 히로타 나오코를 웅진코웨이 디자인실이 나서 e-메일과 전화로 설득했다. 설득 과정에서 최고경영자가 디자인 경영에 남다른 관심을 갖고 있다는 점, 그간 디자인으로 미국 IDEA·독일 레드닷·일본 GD상을 여러 차례 수상했다는 점을 내세웠다. 특히 로스 러브그로브의 경우 웅진코웨이가 그동안 내놓은 환경 가전 제품군의 디자인이 자신이 추구하는 디자인 컨셉트와 잘 맞는다며 관심을 표했다고 한다.

이들은 웅진의 제안에 응한 뒤 2년간 화장품 전체 라인업에 대한 디자인 작업을 기획 단계에서부터 웅진코웨이 디자인실과 함께 진행했다. 새로운 화장품 디자인은 막바지 작업 중인데, 물속 산소와 피부 세포의 움직임을 형상화할 예정이다. 로스 러브그로브 특유의 물 흐르듯 한 유선형 곡면은 용기 디자인에 반영되며, 히로타 나오코는 패키지 박스에서 특유의 감성을 선보일 계획이다. 페데리코 레스트레포는 앞으로 출시될 옴므(남성) 라인 디자인을 맡았다. 외국 디자이너에게 국내 화장품 용기 디자인을 맡긴 적은 간혹 있었지만, 세계적 디자이너 3명이 한꺼번에 국내 화장품 브랜드를 위해 협업한 것은 유례가 없는 일이다.

용기뿐 아니라 제품도 상당기간 준비했다. 2008년 화장품연구소를 설립했고, 미생물 원천기술을 확보한 일본 오타카효소, 항노화 소재 전문기업인 영국 에코로직 등과 공동 연구를 해왔다.

웅진코웨이의 화장품은 기초와 색조 총 64개 품목으로 다음 달 국내 출시 예정이다. 웅진은 연매출 목표를 내년 400억원, 2012년 800억원, 2014년 2000억원으로 잡았다. 국내 3대 화장품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계획이다.

최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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