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사 핵심 단어 자유의 행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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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의 제2기 취임사의 핵심 단어는 '자유의 행진(March of Freedom)'이 될 것이라고 시사 주간지인 유에스 뉴스 앤드 월드 리포트 최신호가 보도했다.

댄 바틀렛 백악관 고문도 지난 16일 폭스 뉴스에 출연해 "부시 대통령의 취임사는 자유에 관한 연설이 될 것"이라면서 "국내에서의 자유뿐 아니라 해외에서의 자유를 어떻게 신장시킬 것인지를 설명하고 해외의 자유 신장이 국내의 안전에 직접적인 도움이 된다는 점을 강조할 것"이라고 말했다. 취임식은 20일 낮 12시(한국시간 21일 오전 2시) 워싱턴 국회의사당 서편 정문에서 열린다.

부시 대통령은 2001년 첫 취임식 땐 특히 주목할 만한 표현을 하지 않았다. 하지만 9.11테러가 터지고 난 후인 2002년 1월 국정연설 때 이라크.이란.북한을 '악의 축(Axis of Evil)'이라고 비난했다. 이 때문에 부시 대통령이 두번째 취임사에서 향후 4년간의 국정운영 기조와 방향을 어떤 단어로 집약해 표현할지가 큰 관심거리다. 하지만 제2기 행정부가 제시할 '자유'라는 개념은 이중적 의미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우선 국제문제에서의 낙관주의다. 당장은 이라크 사태에 대한 비관.비판론이 많지만 결국 이라크가 안정화되고 민주적인 정부가 들어설 것이라는 믿음을 반영하는 것이다. 이와 관련, 앤드루 카드 백악관 비서실장은 "우리는 아프가니스탄에 자유를 확산시켰다"면서 "그 씨는 이제 막 이라크에 뿌려졌다"고 강조했다.

자유에 대한 강조가 국내 정책에서는 '소유권 사회(Ownership Society)'를 만들겠다는 논리로 이어지고 있다.

한마디로 정부가 세금 등을 강제로 거둬 복지정책을 펴는 대신 개인 각자가 스스로의 노후나 복지에 대해 책임을 지는 사회를 만들겠다는 게 핵심이다.

하지만 현실은 부시 대통령의 기대와는 다른 것도 사실이다. 당장 이라크가 중동지역에서 '자유의 싹'이 될지, 아니면 제2의 베트남이 될지조차 불투명하다. 게다가 부시 행정부가 국내에서 추진하는 세금 감면, 사회보장제도 개혁, 이민법 개정 등의 각종 법안은 실현 가능성이 문제다.

워싱턴=김종혁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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