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 겁 없는 청춘들, 힘 빠진 호랑이 희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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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닉 와트니, 로리 매킬로이(왼쪽부터)

타이거 우즈(35·미국)는 또 뒤로 처졌다. 컷은 통과했지만 스퍼트해야 할 3라운드에서 제자리걸음을 해 선두에 10타 뒤진 3언더파 공동 31위로 최종라운드를 시작했다. 남자골프 시즌 마지막 메이저대회인 PGA 챔피언십. 역전 가능성은 희박하다. 30대 중반의 우즈는 길고 바람이 많이 부는 코스에서 힘겨워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대신 우즈의 기세에 눌려 지내던 젊은 선수들이 치고 나왔다. 닉 와트니(29·미국)는 15일(한국시간) 미국 위스콘신주 콜러의 휘슬링 스트레이츠 골프장(파72)에서 벌어진 셋째 날 66타를 쳐 중간 합계 13언더파 단독 선두로 나섰다. 선두권에는 로리 매킬로이(21·북아일랜드), 더스틴 존슨(29·미국·이상 10언더파 공동 2위), 제이슨 데이(22·호주), 마르틴 카이메르(25·독일·이상 9언더파 공동 4위) 등 20대 젊은 선수들이 몰려 있다. 그들은 우즈가 20대 때 그랬던 것처럼 맞바람에서도 겁 없이 샷을 날리면서 코스를 공략했다.

한국의 유망주 노승열(19·타이틀리스트)도 주목 받고 있다. 2라운드까지 5언더파 공동 3위였던 노승열은 이날 스코어를 줄이지 못해 16위로 밀렸다. 그러나 나이답지 않은 힘과 노련함으로 경기를 풀어나가 외신의 주목을 받았다.

우즈는 이번 대회에서도 우승을 놓치면 10개 메이저대회 연속 우승이 없다. 우즈가 다시 메이저 우승을 할 수도 있겠지만 과거처럼 다른 선수를 압도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골프계는 보고 있다. 김경태(24·신한은행)는 우즈와 같은 3언더파, 최경주는 2언더파 공동 41위로 3라운드를 끝냈다. 지난 대회 우승자인 양용은(38)은 2라운드까지 4오버파를 쳐 컷 탈락했다.

성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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