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금융 이용자 평균 부채 3700만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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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2면

대부업체 및 카드깡 등 사금융 이용자의 평균 부채액이 3700만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사금융 이용자 중 신용불량자의 비율이 크게 늘어 빚을 갚으려다 오히려 빚을 늘리는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금융감독원은 지난해 10월부터 두 달간 사금융을 이용한 3859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사금융 이용자의 1인당 총부채가 3700만원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특히 응답자 중 신불자 비율은 2002년과 2003년에 각각 34%, 33%였으나 2004년엔 75%로 급증했다. 신불자 중 사금융을 이용한 뒤 1년 이내에 신불자가 된 사람이 59%, 1~2년에 신불자가 된 사람이 22%였다. 이른바 '돌려막기'를 통해 신불자로 떨어질 위기를 피하려 했던 사람이 많았지만 대부분 2년을 버티지 못했다는 얘기다. 신불자 비율이 급증한 것은 사금융의 이자율이 크게 높아졌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됐다. 올 조사에서 사금융의 평균 이자율은 연 223%에 달해 1년 전의 연 176%보다 46%포인트나 높아졌다.

한편 응답자의 65%는 신용카드로 물건을 산 것처럼 꾸며 대출을 받는 카드깡 이용 경험이 있다고 대답했다. 카드깡 이용자 중 절반 이상은 불법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금감원은 "부채 상환을 위해 고금리의 사금융을 이용하다 부채가 다시 늘어나는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다"며 "불법 고리 이자와 카드깡을 근절하면서 제도권 금융회사들이 서민의 급전수요를 충족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나현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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