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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구 7개국 2004년 회원 가입 나토 東進정책 마무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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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 등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19개 회원국 정상들은 21일 체코 프라하에서 발트해와 동유럽 7개국의 신규회원 가입을 최종 승인한다. 러시아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과거 주적(主敵)이었던 소련의 위성국들을 향한 나토의 역사적 동진(東進)과 확대가 마무리됨으로써 유럽 대륙에서 냉전의 흔적은 완전히 자취를 감추게 된다.

◇나토의 역사적 동진=나토 회원국 정상들은 이날 에스토니아·라트비아·리투아니아 등 발트해 연안 3개국과 루마니아·불가리아·슬로베니아·슬로바키아 등 동유럽 4개국을 2004년부터 나토 회원국으로 받아들이는 역사적 결정을 내린다. 이로써 유럽 대륙에서 나토의 회원국이거나 동맹국이 아닌 나라는 유고·알바니아 등 분쟁국들과 중립국들만 남게 됐다. 나토는 이번 확대로 서방만의 협소한 군사동맹을 넘어 북미와 전 유럽을 포괄하는 대규모 집단안보체제로 거듭나게 됐다. 또 나토가 러시아를 제외한 과거 바르샤바조약기구 회원국 전부를 흡수함으로써 냉전의 잔재를 완전히 청산했다.

◇러시아 암묵적 승인=1999년 체코·폴란드·헝가리 등 동유럽 3개국의 나토 가입에 극력 반대했던 러시아가 이번엔 사실상 묵인하는 입장을 취했다. 나토에 파견된 러시아 대표인 발렌틴 쿠즈네초프는 "나토와 러시아는 공동사업을 통해 서로를 더 잘 이해하게 됐다"며 우회적으로 승인 의사를 표시했다. 이런 태도 변화는 러시아와 나토가 밀월관계에 들어섰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러시아는 97년 나토와 안보협력협정을 조인한 이래 지난 5월에는 '나토-러시아 협의회'를 구성하기로 합의, 사실상 나토의 준회원국 지위를 획득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이번 정상회의에 참가해 '나토(19개국)+러시아 정상회담'을 주재한다.

◇미 "이라크전 참전" 독려=부시 미 대통령은 20일 프라하에 도착해 "이라크 무장해제를 위한 군사행동에 앞서 동맹국들과 협의를 할 것이며, 군사행동 동참 여부나 동참 방법 등은 개별 국가의 결정에 따르겠다"고 말했다. 부시 대통령은 또 "우리는 우방이 동참해 주길 바라고 있다"며 "나토는 동맹체로서 이라크전 참여 여부에 대한 솔직하고 신속한 검토를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부시 대통령은 "이라크가 비행금지 구역을 초계비행 중인 미국과 영국전투기에 발포할 경우 적절한 행동을 취할 것"이라고 경고했으나 이에 관한 구체적인 설명은 하지 않았다.

정효식 기자, 외신종합

jjpol@joongang. co. 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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