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상수 사장 "경영실패 책임"사의 새롬 경영구도 재편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경제 03면

새롬기술 오상수 사장이 20일 사임을 발표함에 따라 새롬벤처투자 홍기태 사장과의 경영권 분쟁은 홍사장의 승리로 일단락됐다. 홍사장은 다음달 13일 임시 주주총회에서 새롬의 신임 사장으로 선임될 예정이다.

오사장은 이날 김대선 부사장을 통해 밝힌 기자회견문에서 "새롬기술을 살리기 위해 최선을 다했지만 부족한 자금력 등으로 경영권을 현실적으로 유지하기 어려워 대표이사직을 내놓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는 "경영권 방어를 위해 개인 지분을 담보로 개인투자자들을 설득해 우호지분을 확보했으나 다음날 본인의 구속설로 인해 주가가 하락, 결국 개인투자자들이 지분을 매각했다"고 설명했다.

이 과정에서 오사장의 개인 지분 3백11만주 가운데 담보로 내놨던 91만주도 매각돼 현재 오사장의 지분은 7∼8% 정도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부사장은 "오사장이 회사를 안정시키는 게 급선무라고 보고 경영권 포기를 결정했으며, 사장이 바뀐 뒤에도 기존의 통신사업 골격은 유지해 나갈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오사장은 다음달 13일 임시 주총에서 대표이사직을 공식 사임하고 경영일선에서 물러날 예정이다.

오사장은 대표이사 사임 후에도 새롬기술 이사회 이사 자격은 계속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이와 관련, 새롬벤처투자 박원태 전무는 "다음달 임시주총에서 홍사장을 신임 사장으로 임명하고 새 이사진을 구성하는 한편 새로운 사업 비전을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날 증시에서 새롬기술의 주가는 장중 한때 전날보다 10% 가량 급등했으나 새로운 경영진이 구성돼도 펀더멘털(기초 여건)에는 별다른 변화가 없을 것이란 전망에 따라 전날보다 1.2%(60원) 오른 5천7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전문가들은 설득력있는 수익 모델이 제시되지 않는 상황에서는 경영진이 바뀌어도 주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고 지적했다.

최지영 기자

choiji@joongang.co.kr

◇새롬기술 관련 일지

-1993년 7월 새롬기술 설립

-1999년 8월 코스닥 등록

-1999년 10월 미국서 무료 인터넷 전화(다이얼패드) 서비스

-2000년 1월 국내 다이얼패드 서비스

-2000년 2월 유상증자로 3천7백여억원 조달

-2001년 7월 유료 인터넷 전화 '스마츠콜'서비스 도입

-2001년 12월 미국 내 자회사 다이얼패드 법정관리

-2001년 11월 오상수 사장 경영부진 책임지고 사퇴

-2002년 3월 미국 다이얼패드 법정관리 종료

-2002년 6월 오상수 사장 복귀

-2002년 7월 김지수 감사, 오사장을 증권거래법 위반 혐의로 고발

-2002년 7월 금감원 부당 내부자거래 조사 결과 발표

-2002년 8월 새롬벤처투자 홍기태 사장, 새롬기술 지분 11.79% 확보하고 경영권 요구

-2002년 8월 통신전문기업으로 구조조정 발표

-2002년 11월 20일 오사장 분식회계·허위공시 혐의로 구속영장, 새롬기술 경영권 포기 발표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