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넘치는 돈, 미술품 시장으로 몰린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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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1면

미술품 시장이 꿈틀대고 있다.

12일 토러스투자증권에 따르면 세계 미술품 경매 총액의 60% 이상을 담당하는 크리스티와 소더비의 상반기 경매 실적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크게 늘어나며 금융위기 이후 극도로 위축됐던 미술품 시장이 활기를 되찾고 있다. 소더비의 경우 지난해 상반기보다 116% 증가한 22억 달러의 경매 실적을 기록했다. 세계 주요 국가의 미술품 거래 가격을 이용해 만든 ‘아트 프라이스 인덱스’도 지난해 상반기를 저점으로 반등하고 있다.

미술품 시장이 회복세를 보이는 이유는 두 가지다. 선진국의 유동성 완화 정책으로 돈이 많이 풀리면서 이 돈이 더 나은 수익률을 찾아 미술품 쪽으로 움직이고 있다는 분석이다. 중국의 자금력도 미술품 가격의 반등을 이끌고 있다. 중국이 부동산 과열을 막기 위한 다양한 조치를 내놓자 돈 많은 중국인이 미술품과 같은 대안 투자에 관심을 보였다는 것이다. 세계 경매 거래액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이 2008년에는 7%였지만 지난해에는 17%로 껑충 뛰어 올랐다.

토러스투자증권의 이원선 연구원은 “미술품 가격이 국가의 소득 수준과 동행한다고 볼 때 한국 미술 시장은 상대적으로 저평가돼 있다”며 “미술품 투자를 고려해 볼 만한 시기”라고 말했다. 미술품 투자에 대한 저변이 확대되면 수익률도 높아질 수 있다는 것이다. 직접 투자가 부담스러우면 ‘아트펀드’나 서울옥션처럼 상장한 경매 기업에 투자하는 방법도 있다.

아트펀드는 돈을 모아 작품을 매입한 뒤 이를 되팔아 투자자에게 배분하는 것으로 국내에서는 대부분 사모펀드 형태로 운용되고 있다. 펀드별 수익률 차이도 커 ‘한국투자사모컨템포러리명품아트’ 펀드는 13.68%의 1년 수익률을 기록했지만 일부 펀드는 마이너스 수익률을 보이고 있다. 이 연구원은 “미술품은 거래 회전율이 낮아 환금성이 떨어지고, 어떤 작품을 고르느냐에 따라 수익률의 차이가 발생할 수 있음을 감안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현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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