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江靑, 젊어지려고 병사 피 수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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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영화배우 출신으로 1938년 마오쩌둥(毛澤東)의 세번째 부인이 된 장칭(江靑·사진)의 사생활을 낱낱이 공개한 책이 대만 타이베이(臺北)에서 출간됐다.

1967년부터 1973년까지 6년간 江의 남자 개인비서로 일했던 양인루는 최근 발표된 『나는 장칭의 비서였다』라는 제목의 자서전에서 잔인하고 괴팍하며 권력지향적이었던 것으로 알려진 江의 가려진 사생활을 소상하게 공개했다. '문혁(文革) 4인방'중 한명이었던 江의 사생활만을 다룬 책이 출간된 것은 처음이다.

저자는 2백64쪽에 달하는 이 책의 서문에서 "비서로 일했던 6년은 하루하루가 악몽의 연속이었다"면서 "나는 江의 변덕스러운 성격과 괴상한 생활방식, 분노, 공포, 열정, 그리고 이따금씩 베푸는 친절에 이르기까지 그녀의 가장 비밀스러운 부분을 목격했다"고 기술했다.

저자는 江을 처음 만났던 순간을 이렇게 회상했다.

"그녀가 사무실로 나를 부르더니 몇가지 질문을 던졌다. 나는 방 한가운데 서서 답변했다. 그 때 그녀가 갑자기 내 대답을 중간에 끊더니 머리가 자기보다 높아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그리고 자신이 함께 있을 때는 서있지 말고 바닥에 쭈그려 앉으라고 말했다. "

저자는 그후 몇년간 江에게 절대로 말대꾸를 하면 안된다는 것도 배웠다. 그녀에게 말대꾸를 하거나 목청을 높여 말하면 江은 가위나 찻잔을 집어던지며 "넌 해고야"라고 말했기 때문이다.

江은 최고지도자의 반열에 올랐지만 항상 불안에 떨며 살았다고 저자는 회고했다. 江은 측근들을 반대파들이 자신을 죽이거나 정탐하도록 보낸 스파이일지도 모른다고 끊임없이 의심했다. 실제로 저자보다 앞서 江의 비서를 지낸 샤오저우(小周)는 江이 스파이라고 주장하는 바람에 졸지에 영어의 몸이 되기도 했다.

江의 식사 습관도 특이했다. 江은 게요리를 먹을 때 암컷은 콜레스테롤이 많다며 항상 수컷만을 고집했고, 포커에서 지면 이성을 잃고 소리를 질러대곤 했다.

나이가 들면서 江의 소원은 젊어지는 것이었다. 江은 젊은 남자의 피가 자신을 젊게 해준다고 믿었기 때문에 보초를 서던 젊은 병사들에게서 수혈을 받기도 했다.

江은 80년 '린뱌오(林彪)·장칭 반혁명집단'의 주범으로 재판에 회부돼 81년 사형 선고를 받은 뒤 83년 무기형으로 감형돼 복역하던 중 91년 자살했다.

[타이베이 dpa=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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