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 라덴 테이프 불길한 메시지 "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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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오사마 빈 라덴의 목소리로 확실시되는 녹음 테이프가 공개되자 미국에 또다시 테러 공포가 엄습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 등 미국 언론들이 14일 일제히 우려를 표명했다.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도 13일 빈 라덴 테이프의 심각성을 시인했다. 부시 대통령은 "누가 이 테이프를 발표했든 이 테이프는 우리가 전쟁 중이며, 이 메시지를 매우 심각하게 받아들일 필요가 있음을 알려주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무리 시간이 걸리더라도 테러범은 끝까지 추적하겠다"고 했다. 미국 언론들은 테이프에 담겨 있는 '불길한 메시지'에 우려를 나타냈다. 뉴욕타임스는 "알 카에다 추종자들에게 추가 테러를 자행하도록 촉발하는 메시지가 녹음 테이프 안에 숨겨져 있다"면서 "빈 라덴의 최측근인 아이만 알 자와히리가 독일·프랑스에 테러를 경고한 녹음 테이프가 방송된 뒤 쿠웨이트와 발리 섬에서 테러가 발생했다는 점을 중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AP통신은 테러 전문가들의 말을 인용해 "빈 라덴이 현 시점에서 미국과 동맹국들에 위협을 가하기 위해 다시 전면에 나설 의지가 있음을 내비치는 신호"라고 분석했다. 다만 이번 메시지가 과거와 달리 비디오 테이프가 아닌 녹음 테이프로 전달됐다는 점에서 빈 라덴이 중병에 걸렸거나 외모가 변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관측했다.

강홍준 기자 kanghj@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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