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형 전화에 만능장비… "놀림 대신 부러움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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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6면

휴대전화 가입자 3천만명 시대를 맞아 독특한 기능의 휴대전화용 주변기기·액세서리들이 다양하게 선보이고 있다.

초기에는 손잡이용 끈이나 미니 인형, 휴대전화 커버 등 주로 여성 고객들을 위한 팬시 상품이 많았으나, 최근에는 구형 휴대전화의 기능을 보완해 주고 편의성을 높여 주는 제품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대부분 2만∼3만원선인 주변기기를 장만하면 굳이 값비싼 신제품으로 바꾸지 않아도 첨단 기능을 활용할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이노디지털의 김종락 사장은 "이런 주변품들을 잘 활용하면 통화 기능에 문제가 없는데도 유행에 뒤졌다는 이유로 구형 휴대전화를 폐기하는 낭비를 막을 수 있다"며 "앞으로도 휴대전화용 아이디어 제품이 다양하게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선보이는 각 업체들의 휴대전화 주변품은 간단히 부착해 사용할 수 있는 것도 있지만, 대부분 전원 입력단자와 연결해 작동하는 것이므로 구입할 때 자신의 휴대전화와 입력 단자가 일치하는지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40화음으로 바꾸고 휴대전화 전등까지

최양처럼 "띠리링"울리는 단음 휴대전화의 벨소리를 요즘 유행하는 오케스트라 화음으로 바꾸고 싶다면 '폴리폴리'를 사용할 만하다.

㈜이노디지털이 개발해 최근 출시한 폴리폴리는 휴대전화에 부착해 사용하는 벨소리 플레이어. 작은 인형처럼 생겼으며, 1백75개의 화려한 악기 소리를 내는 음원 칩이 내장돼 있다. 폴리폴리를 진동 상태로 조정된 휴대전화에 달아 두면 전화가 올 때 진동음을 감지해 40화음 이상의 벨소리를 낸다. 전용 웹사이트(www.polypoly.com)에서 최신 벨소리를 수시로 다운로드 받을 수 있다.

여행 중 또는 연인과 함께 낯선 곳에서 하룻밤 묵을 때 '몰래카메라'가 걱정된다면 '레드 아이'가 유용하다. ㈜지드(www.gid.co.kr)가 개발한 제품으로 전파 수신 센서가 내장돼 있어 몰래카메라에서 나오는 주파수를 탐지해 깜박깜박 밝은 빛을 내며 경고해 준다. 휴대전화 아래쪽의 전원 입력부에 연결해 사용할 수 있으며, 전파 감지거리는 3m 정도 된다.

어두운 밤길을 손전등 하나 없이 가야 할 때는 휴대전화에 연결해 불빛을 내는 플래시를 이용하면 된다. ㈜어드벤텍에서 개발한 '이지램프(www.ezlamp.com)'는 휴대전화의 배터리를 전원으로 사용해 밤길을 밝힐 수 있는 휴대전화용 전등이다. 가볍고 사용하기 간편하지만 배터리 소모를 고려해 장시간 사용은 않는 게 바람직하다.

애정 표현이 자연스러운 젊은층들 사이에서는 두 대의 커플 휴대전화가 맞부딪치면 "I Love You"같은 소리를 내는 '아망떼'같은 아이디어 상품이 인기다. ㈜썬기스문이 개발한 제품으로 2개 1세트. 휴대전화에 매달아 두면 가까운 거리에 있을 때 서로 인식해 소리를 낸다.

◇배터리 나가도 걱정 없어요

휴대전화가 갈수록 경량화·소형화하고 있지만 충전기는 아직도 휴대하기 어려운 것이 사실. 여행 갈 때 깜박 잊고 두고 가는 경우도 많다. 이런 틈새를 파고드는 미니 충전기가 소비자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

전원장치가 필요없는 충전기 '돌리(www.11tec.com)'를 사용하면 전원·건전지 없이도 휴대전화 배터리를 충전할 수 있다. 다소 원시적인 느낌을 주기는 하지만 충전기 내부에 소형 발전기가 내장되어 있어 손잡이를 돌릴 때 발생하는 운동 에너지를 전기 에너지로 바꿔 주며 충전한다. 1분에 90∼1백20회전의 속도로 손잡이를 돌렸을 때 1분 충전하면 1분 통화가 가능하다.

프리차저(www.freecharger.com)는 일반 건전지를 이용한 휴대용 비상 충전기. AA사이즈의 건전지를 2개 넣으면 충전이 시작되면서 곧바로 통화할 수 있다.

'엑스 플러그'(www.apornix.com)는 전원 플러그처럼 생긴 어댑터에 충전기 기능을 결합해 만든 제품으로, 출장·여행이 잦은 사용자에게 유용하다. 기존 충전기보다 작아서 휴대하기 간편하며, 2백20볼트 전원에 꽂으면 된다.

◇미니 키보드에 무선 핸즈프리도

대부분의 유선 핸즈프리 제품과 달리 휴대전화에 선을 연결하지 않고도 통화할 수 있는 무선 핸즈프리 제품도 나오고 있다. 무선 핸즈프리 '이어드림'(www.yestelkorea.com)은 블루투스 기술을 이용해 휴대전화가 있는 곳에서 반경 5m 이내에서 통화가 가능하다.

내 목소리를 마치 다른 사람인양 변조시켜 상대방에게 들려주는 음성변조 이어 핸즈프리 '짱'(www.knttel.com)도 나왔다. 친구와 통화할 때 누가 전화하는지 모르게 재미삼아 사용할 수 있다고 한다. 라디오 수신 기능이 내장된 '이어 핸즈프리'는 라디오를 듣다가 전화를 걸거나 받을 때 사용할 수 있다.

'엄지족'이 등장할 만큼 휴대전화를 이용해 화려한 손동작으로 메시지를 보내는 젊은이들이 많지만 아직도 휴대전화의 작은 키보드로는 문자 등 메시지를 보내는 데 익숙지 않은 사용자도 적지 않다. 이런 사람이라면 손바닥보다 조금 큰 휴대전화·개인휴대단말기(PDA)용 미니 키보드(www.mobplus)를 사용할 만하다.

염태정 기자

yonnie@joongang.co.kr

오빠로부터 물려받은 구형 휴대전화를 사용하다 친구들로부터 "제대로 된 벨소리 하나 못내는 걸 아직 들고 다니느냐"며 놀림 아닌 놀림을 당할 때마다 속이 상했던 최다영(고3·서울 면목동)양. 최근 전화기를 바꾸지 않고도 40화음의 화려한 오케스트라 사운드를 내게 해 준다는 휴대전화 액세서리를 인터넷 쇼핑몰에서 발견하고는 "이거다"싶어 바로 구입했다. 최양은 요즘 수십만원 하는 친구들의 첨단 휴대전화보다 더 다양한 벨소리를 자랑하며 부러움을 사고 있다.

안녕하세요, 클릭아줌마예요.

우리나라 휴대전화가 세계적으로 경쟁력을 갖고 있다는 건 알고 계시죠? 하루가 다르게 첨단 기능을 갖춘 제품이 나오고 있어요.해외에서도 인기가 높아 수출도 많이 하고 있답니다.올 3분기까지의 수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6% 늘어난 63억7천만달러나 되지요.

휴대전화 산업이 쑥쑥 크다 보니 이와 관련이 있는 업종들도 강세를 보이고 있어요. 그 중의 하나가 휴대전화 액세서리예요. 흔히 볼 수 있는 장식용 인형과 손잡이용 끈은 물론, 배터리 충전기나 휴대전화용 자판 등 희한한 제품들도 많지요. 어떤 것들이 있는지 자세히 알아봤어요.

우리나라가 정보화 강국이라고는 하지만 아직도 인터넷을 제대로 활용하지 않는 곳이 있어요. 바로 우리 이웃에서 늘 보는 가게들이지요. 다행히 조그만 가게나 소기업들의 정보화도 이제 본격화하고 있다네요. 이곳에서는 어떤 일들이 벌어지는지 함께 들여다 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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